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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잡은 양육비 떼먹은 전 남편, 경찰 '실수'로 풀려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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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잡은 양육비 떼먹은 전 남편, 경찰 '실수'로 풀려났어요"

입력
2020.07.21 16:34
수정
2020.07.2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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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민청원 "경찰 '등기 없다'며 전 남편 풀어줘"
다음날 '착오' 해명… 아직까지 행방은 오리무중

7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양육비해결모임 회원들이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이날 중학교 1학년인 고소인 김모군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친부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연합뉴스

7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양육비해결모임 회원들이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이날 중학교 1학년인 고소인 김모군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친부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연합뉴스

약 8,700만원에 달하는 양육비를 주지 않아 법원으로부터 감치(최대 30일까지 구금) 결정을 받은 한 남성이 경찰의 안일한 대처로 풀려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 개월동안 전 남편의 행방을 쫓은 여성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감치로 잡은 배파(배드 파더) 경찰의 무능함으로 풀어줘서 너무 억울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에 따르면 올해 6월 부산가정법원은 양육비 8,7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그의 전 남편 B씨에게 감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전 남편은 재판 과정은 물론 이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A씨는 잠복 끝에 이달 15일 B씨를 발견, 경찰에 신고해 붙잡았다.

그러나 부산 동부경찰서로 이송된 B씨는 구치소 등에 구금되지 않고 풀려났다. A씨는 "당시 경찰관이 법원으로부터 (감치 관련) 등기를 찾아봐도 받은게 없다는 이유로 전 남편을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너무 억울하다. 이제 전 남편을 다시 잡기 힘들텐데 어쩔거냐고 호소했으나 본인들도 어쩔 수 없어 풀어줘야 한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다음날 경찰으로부터 당직자가 법원으로부터 온 '민사 등기'를 확인하지 않아 착오가 있었다는 연락이 왔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가정법원에서 보낸 (감치 집행문)정본을 보여줬고, 이달 17일자로 경찰서에서 정본과 집행문을 송달한 내역도 확인했는데 무슨 이런 경우가 있나"라고 전했다. 이후 경찰이 관련 수사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전 남편 B씨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의 감치 명령서를 담당 부서에서 보관하고 있었지만 전산에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건이라 당직자가 확인을 하지 못 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이 관련 등기를 찾을 수 없는 이유로 양육비 미납한 전 남편을 감치 대신 풀어줬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청원인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경찰이 관련 등기를 찾을 수 없는 이유로 양육비 미납한 전 남편을 감치 대신 풀어줬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청원인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현행법 상 법원이 내린 양육비 지급 이행 명령을 위반하더라도 가장 큰 처벌은 감치 명령에 그친다. 이마저도 양육비 채무자의 잠적ㆍ위장전입으로 6개월 동안 구인을 하지 못하면 무효가 된다. A씨의 경우에도 전 남편의 감치 유효기간인 올해 12월까지 B씨를 찾지 못하면 다시 소송 절차를 거쳐 감치명령을 받아야 한다.

A씨는 "담당 형사는 아직 감치 기간이 남아있다며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더라"며 "이제 나타나지 않는 전 남편의 감치 기간이 끝나면 누가 책임지실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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