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쩐의 전쟁터' 배달 앱 시장…배민 합병 장벽 해소되나

알림

'쩐의 전쟁터' 배달 앱 시장…배민 합병 장벽 해소되나

입력
2020.07.27 04:30
17면
0 0

쿠팡이츠, 자금력 앞세운 파격 혜택으로 3위 '껑충'
위메프오 등 후발주자도 '수수료 0원' 승부수
배민 독과점 우려와 달리 무한 경쟁으로 나아가나

국내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1위인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 배달기사(라이더)가 골목길을 달려가고 있다. 고영권 기자

국내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1위인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 배달기사(라이더)가 골목길을 달려가고 있다. 고영권 기자


배달의민족(배민)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장악했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쿠팡, 위메프 등 후발주자에 네이버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까지 뛰어들어 수수료 할인 등 파격 혜택으로 입점업체들을 공격적으로 유치하고 나섰다. 손실을 감수하는 '출혈 경쟁'으로 배민-DH의 독과점 체제가 급속히 흔들리면서 양사가 추진하는 합병도 더 이상 시장 판도에 큰 변수가 아니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26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6월 기준 쿠팡의 음식 배달 앱 '쿠팡이츠' 이용자 수가 39만1,244명으로 조사됐다. 1위 배민(970만1,158명)과는 아직 격차가 크지만 지난해 5월 출시 후 1년 만에 기존 3위 배달통(27만2,139명)을 밀어냈다.

국내 음식배달 앱 시장 규모 및 이용자 수 현황 그래픽=박구원 기자

국내 음식배달 앱 시장 규모 및 이용자 수 현황 그래픽=박구원 기자

쿠팡의 빠른 성장세는 파격적인 업주 유인책 덕분이다. 쿠팡의 주문 중개 수수료는 결제금의 15%로 설정돼 있지만, 실제론 주문 금액에 상관없이 주문 건당 수수료 1,000원만 받는 프로모션이 1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다. 2만원짜리 음식 주문을 받으면 업주는 계약상 3,000원을 쿠팡에 수수료로 내야 하는데 프로모션 기간에는 1,000원만 내면 된다. 이 프로모션을 쿠팡은 종료 기한 없이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전체 배달 시장 중 배달 앱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5%로 추정된다. 아직 앱 생태계에 입점하지 않은 잠재 시장이 큰 데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성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 업체들이 수수료를 포기하며 입점 업체부터 늘리는 배경이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위메프의 '위메프오'는 주당 8,000원의 서버 비용을 지불하면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는 정책을 9월부터 시작한다. 수수료 지불을 택하더라도 주문액의 5%로 낮은 편이다. 위메프오 이용자는 6월 기준 15만명으로 올 초 대비 2배가량 늘었다.

네이버도 미리 주문과 결제를 하면 포장된 음식을 바로 가져갈 수 있는 '스마트주문'으로 음식 주문 중개를 확대하고 있다. 입점 업체에 연말까지 결제수수료를 전액 지원하고 소비자에겐 주문 건마다 1,000원을 적립해주는 등 이용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에 주력하던 카카오의 '카카오톡 주문하기'는 중소사업자들로 대상을 늘렸고 '수수료 2%'를 내건 스타트업 '띵동'도 등장했다.

공공 부문도 가세했다. 2~5% 수수료가 예상되는 경기도 공공배달앱은 우선협상대상자로 NHN컨소시엄을 선정하면서 풍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 공격적 영업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배달 앱 경쟁이 심화할수록 배민과 DH 합병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 중인 배민과 DH 기업결합이 논란이 된 이유는 1위 배민에 DH가 소유한 요기요(2위ㆍ492만6,269명)와 배달통이 합쳐지면 시장 독점이란 비판 때문이다. 배민 측은 "음식 배달 앱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아 독점 우려가 적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실제 시장도 이런 논리에 힘이 실리는 경쟁체제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점주와 고객을 확보하려는 경쟁 체제가 갖춰지면서 배민과 요기요가 배달 앱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던 지난해와는 다른 국면을 맞았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