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탈북자 재입북 사례 2012년 이후 28명 파악
2017년 임지현 "자진 입북" 주장…?납치도 많아
정부 당국이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재입북했다는 북한 주장의 사실 여부 파악에 나섰습니다. 사선을 넘어 남한에 정착했던 탈북자가 북한으로 돌아간다니,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공식 통계는 없지만, 통일부가 지난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유기준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국내에 머물다 재입북한 인원은 최소 28명으로 알려졌는데요. 다만 정확한 수치는 아니라는 단서를 단 만큼 미처 파악하지 못한 재입북자는 더 있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2006년부터 2016년까지 탈북했다가 돌아온 여성의 수만 6,473명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왜 다시 북한으로? 임지현 "가족 그리워"
최근 가장 떠들썩했던 재입북 사례는 국내의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한 탈북자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2017년 북한으로 돌아간 뒤 북한 매체에 출연해 한국 사회를 비판했던 임지현(북한명 전혜성)씨일겁니다.
임씨는 "남조선은 제가 상상하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며 자신과 함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탈북민들을 향해 인신 비하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죽어도 조국의 품에 돌아가 부모를 보고 죽자는 생각으로 돌아왔다"고 재입북의 이유를 밝혔죠. 이처럼 재입북을 택한 이들은 주로 북한에서의 간담회 및 기자회견을 통해 '혈육의 정'을 이유로 내세우곤 합니다. 북한 매체들도 임씨가 북한의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내용의 장면을 내보내 선전에 활용하기도 했어요.
전문가들은 자진 입북도 있겠지만, 가족 때문에 북한에 몰래 들어갔다가 잡히거나 납치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임씨와 같은해 전직 북한 인민군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 박모(당시 26세)씨도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관계 당국은 당시 "박씨가 북ㆍ중 접경 지역에 사는 이모를 만나러 갔다가 북한으로 납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탈북자 김현정씨는 2017년 미국의소리(VOA)에 "네가 (북한으로) 안 오면 너희 가족 위험해진다고 북한 보위부나 브로커들을 이용해 회유, 협박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또 탈북자들의 가족을 출연시켜 "돌아오라"고 호소하는 영상을 만들고도 있다네요.
재입북했다가 또 탈북하는 사례도 있다고?
재입북으로 끝이 아닙니다. 남한에 머무르다 북한에 다시 들어가 활동하다가 국내로 다시 들어오는 등 남북을 '제 집 안방' 마냥 드나드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탈북자 남모씨는 재입북한 뒤 다시 북한을 탈출해 2003년 1월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남씨는 함경북도의 우산공장 지배인으로 일하다가 1996년 1월 탈북, 홍콩을 거쳐 국내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국내에서 자신이 개업한 식당이 운영난을 겪자 2000년 7월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자진 입북했죠.
2000년 6월 북한에 둔 아내를 데리고 오겠다며 밀입북했다가 북한 당국에 체포돼 수감생활을 하던 중 2002년 2월 재탈북해 국내로 들어온 유태준씨도 있습니다.
2004년엔 탈북자 이모씨가 가족 상봉을 위해 북한으로 향했다가 간첩 교육을 받은 뒤 한국에 재입국한 사건이 밝혀져 충격을 줬죠. 이씨의 임무는 탈북자 동지회와 통일 관련 단체 등에 가입, 탈북자 동향을 파악한 후 재입북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씨가 불안함을 느껴 자수하면서 전모가 드러났죠.
2015년 북한을 탈출해 국내에서 살다가 재입북했던 40대 탈북민은 2년 후 아내를 데리고 다시 국내로 들어왔다가 체포돼 간첩 혐의로 검찰에 넘겨지기도 했어요. 2013년 이후 재입북한 뒤 다시 국내로 들어온 탈북민은 2017년까지 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이 뒤늦게 밝힌 재입북 사유는 '국내 사회 부적응'(4명)에 이어 '재북가족 동경'(1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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