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예찬에 공화당 전당대회 전격 취소
코로나 재확산에 적극 대응으로 전략 수정
'코로나 중국 책임론' 공세도 더욱 거세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양키스 시구 계획을 사흘만에 철회했다. "'중국 바이러스'에 집중해야 해서 바쁘다"는 것이 이유였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수정해 심각한 재확산 현실을 인정하며 적극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중국총영사관 폐쇄 조치 등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중국을 겨냥한 책임론 공세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백신과 우리의 경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회의 일정 등을 포함해 중국 바이러스에 강력히 집중해야 해서 8월 15일 양키스전 시구를 위해 뉴욕에 있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중 나중에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정상화만을 강조했던 이전의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응당 시구에 나섰을 법하지만 이번엔 거꾸로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예정된 시구 일정을 취소한 것이다.
이는 최근 들어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메시지를 연이어 내보내는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노 마스크'에 대한 고집을 버리고 마스크 예찬론자로 변신했고, 숱한 우려가 제기됐던 공화당 전당대회도 전격 취소했다. 지난 23일 "야구가 돌아왔다는 건 국민들에게 심리적으로 엄청난 위안을 줄 것"이라고 양키스전 시구 계획을 알렸던 그의 입장 변화는 극적인 만큼이나 적극적인 코로나19 대응 의지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집중 대응은 중국과의 대치 강도를 더욱 높이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피해가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중국으로 화살을 돌려야 할 필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들어 "중국 바이러스"라고 비난하는 횟수가 늘어난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신호다.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 폐쇄 조치도 명분상으로는 중국의 '연구 절도'를 거론했지만, 실제로는 텍사스를 비롯한 남부지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해진 결과 여론이 악화한 데에서 출발했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실제 공화당 텃밭격인 텍사스의 최근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연이어 밀리고 있다. 총영사관 추가 폐쇄 등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조치 대신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대중 압박의 강도를 한껏 높일 경우 그 자체가 유효한 대선 전략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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