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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논란 박지원 후보, 남북 관계 성과로 답해야

입력
2020.07.28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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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27일 인사청문회에서 단국대 편입 학력 위조와 군 복무 중 대학 수학 관련 특혜 의혹, 불법 정치자금 수수, 김대중 정부 시절 북송 자금 관련 문제가 집중 추궁됐다. 박 후보자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지만 해명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

미래통합당의 단국대 학적 제출 요구를 성적 공개를 이유로 거부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50년도 더 지난 일을 끄집어내 문제 삼는 게 타당하냐고 할 수 있지만 정부 고위 당국자의 도덕성을 묻는 데 시효가 있어서는 안 된다. 정치자금 문제도 친구와 거래라며 둘러대는 건 어불성설이다. "적과 내통" 주장은 과하다 하더라도 30억달러 대북송금 협약서에 대한 해명도 충분하지 않다. 반론 펴는 박 후보자의 태도도 보기에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지적이 국정원장 직무 수행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따져볼만하다. 박 후보자의 경우 김대중 정부 시절 비서실장 이력이나 남북 관계 개선의 주축이었던 점을 고려할 수 있다. 국정원은 몇 가지 중차대한 과제를 숙제로 안고 있다. 지난 정권의 잘못된 관행으로 법의 단죄까지 받은 국내 정치 개입 근절을 제도적으로 완성해야 한다. 국내 정보담당관 폐지,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등 내부 개혁을 진행해 왔지만 이를 위한 법제는 미완이다. 법 개정이 국정원 몫은 아니지만 정치인 출신의 새 국정원장이 이런 국민적 희망에 부응해야 한다는 기대가 없지 않다.

오랫동안 대북 소통 역할을 맡아 온 국정원이 남북 관계 개선에 일익을 담당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박 후보자 내정은 이를 위한 청와대 안보실, 통일부 개편과 맞물린 인사였다. 이날 임명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 관계의 "대담한 변화"를 말했다. 관련된 박 후보자의 역할 또한 없지 않을 것이다. 도덕성 문제에 결점이 없지 않지만 국정원 개혁과 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미래지향적인 시선으로 여야가 박 후보자 청문 결과를 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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