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의 중형 세단, XF는 브랜드에 대한 평판 그리고 AS에 대한 불만을 제외하고 ‘제품’만 본다면 무척이나 매력적인 존재라 할 수 있다. 세련된 디자인과 독특한 감성, 고급스러우면서도 기능적인 공간, 그리고 우수한 주행 성능까지 갖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규어가 특별한 감성을 더해 재규어 브랜드의 ‘모터스포츠 아이덴티티’를 한껏 담아낸 존재,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을 마주했다. 레이스의 종료, 그리고 챔피언을 알리는 체커드 플래그를 품은 재규어 XF는 과연 무슨 매력이 있을까?
많은 기대와 호기심 속,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의 주행을 시작했다.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기본적으로 재규어 XF의 파생 모델이며 국내에서는 2.0d RWD 사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덕분에 차량의 기본적인 체격과 구성에 있어서 XF 2.0d RWD와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4,954mm에 이르는 긴 전장을 시작해 1,880mm와 1,457mm의 넓고, 낮은 전폭과 전고를 갖췄다. 여기에 여기에 2,96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는 중형 세단, 패밀리 세단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1,825kg으로 AWD 모델 대비 소폭 가벼운 편이다.
스포티한 감성, 검은색으로 피어나다
최신의 재규어는 말 그대로 매력적이고, 이는 재규어 XF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XF는 트림이나 에디션 사양 등을 가리지 않고, 여느 경쟁 모델보다도 더욱 유려하고 우아한 감성을 선사한다. 그리고 날렵한 헤드라이트와 매력적인 실루엣을 기반으로 한 ‘현대적인 감성’에 있어서도 확실한 가치를 과시한다.
여기에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스포티한 감성과 검은색, 즉 블랙이 선사하는 매력을 한껏 과시한다. 실제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더욱 대담하게 그려진 스포츠 바디킷을 더했으며 차체에 검은색 디테일을 곳곳에 더해 감성적인 매력을 과시한다.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의 전면의 경우 스포츠 바디킷, 그리고 검은색으로 칠한 프론트 그릴 아웃라인을 더해 더욱 대담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제시한다. 여기에 길게 뻗은 보닛 라인, 날렵한 헤드라이트는 스포츠카 브랜드, 재규어의 감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측면에서는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이 추구하는 감성을 보다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크롬으로 처리되었던 기존의 윈도우 라인을 모두 검은색 패널로 교체하고, 네 바퀴의 알로이 휠 역시 검은색으로 처리했다. 이를 통해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우아함’ 보다는 치명적인 ‘나쁜 남자’를 자처한다.
끝으로 후면에서도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느끼게 한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사이를 크롬 바가 아닌 블랙 패널로 장식하고, 깔끔한 바디킷 끝에는 듀얼 타입의 머플러 팁을 더했다. 이를 통해 시크하면서도 대담한, 그리고 역동적인 감성을 한껏 과시한다.
본능에 충실한 공간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의 실내 공간은 여느 XF와 동일한 구성을 고스란히 따른다.
고급스러운 요트를 떠올리게 만드는 재규어 고유의 ‘랩 어라운드’ 디자인 아래 직선과 깔끔함을 앞세운 대시보드 및 센터페시아 등의 구성을 그대로 이어간다. 채도를 빼고, 어둡게 다듬어진 공간에 화려하면서도 발랄한 색상만 더한다면 ‘전형적인 프리미엄 세단’을 마주할 수 있으리라 생각될 정도다.
그러나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흔히 고급스러운 표현에 사용되는 컬러나, 패널을 사용하지 않고, 스웨이드의 헤드라이너와 스티치만을 통해 어두운 공간에 새로운 감성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고성능 스포츠 세단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모터스포츠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 12시 방향에 하이라이트를 더한 알칸타라 혹은 천공의 스포츠 스타일 스티어링 휠을 더하고, 조수석 대시보드 패널에 체커드 플래그 그래픽을 연출했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참고로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기반으로 한 계기판과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과 직관적인 구성을 기반으로 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해 기능적인 매력을 충분히 갖췄다. 이외에도 사운드 시스템은 재규어 브랜드의 변치 않은 파트너, ‘메르디안’ 사운드가 더해져 공간의 가치를 한껏 높인다.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아 실내 구성을 살펴보면 스포티한 감성, 그리고 명확한 대비와 스티치를 더해 감성적인 매력을 제시하는 스포츠 시트, 그리고 체커드 플래그 그래픽이 더해진 도어 씰 플레이트가 이목을 끈다. 이와 함께 스포츠카 브랜드다운 낮고 안정적인 드라이빙 포지션 및 넉넉한 레그룸 및 헤드룸이 마련되어 만족감을 끌어 올린다.
검은색이 가득한 2열 공간은 패밀리 세단의 가치를 제시한다. 2 넉넉한 체격과 이에 걸맞은 긴 휠베이스 덕에 2열에서도 체격 좋은 탑승자가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시트 포지션이 낮은 편이라 처음에는 다소 답답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디테일이나 쿠션감이 우수해 장시간 주행에서도 피로가 크지 않다.
체격이 넉넉한 만큼 적재 공간도 충분하다. 실제 트렁크의 적재 용량은 500L가 넘을 뿐 아니라 바닥이 낮아 트렁크게 짐을 적재하는 등 공간의 활용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함께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4:2:4 비율로 분할 폴딩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다만 개방 정도에 비해 트렁크 진입부가 좁다는 점, 그리고 트렁크 내부 상단 마감이 허술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합리적인 인제니움의 심장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재규어 XF 2.0d RWD와 동일한 파워트레인 구성을 갖췄다.
늘씬한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내는 직렬 4기통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자리하고, ZF 사에서 공급하는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이 더해져 주행 성능을 구현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정지 상태에서 8.4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는 ‘준수한’ 가속 성능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2.7km/L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1.1km.L와 15.5km/L를 확보했다.
눈으로 즐기는, 완성도 높은 디젤 세단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과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면, 도어 씰 플레이트의 체커드 플래그가 ‘모터스포츠의 감성’을 살린다. 다만 도어 씰 플레이트와 모노톤으로 다듬어진 외관, 그리고 실내 공간의 구성 변화로는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의 가치가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체커드 플래그라는 특별한 명칭, 그리고 ‘존재’를 부여한 만큼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이 조금 더 역동적이고 ‘트랙 지향적인’ 무언가가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드라이빙의 감성’을 깨우기엔 조금 밋밋하고, 기존 모델과 다름이 없는 것 같았다.
대신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잘 만들어진 디젤 세단’의 가치는 충분히 제시한다. 디젤 엔진인 만큼 시동과 아이들링 상황에서는 다소 존재감이 도드라지지만,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어떤 상황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주행 성능을 제시한다.
제원 상의 성능이 그리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우수한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 반응을 기반으로 운전자의 의도와 성향을 충분히 적응하고, 또 대응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주행에 이르기까지 주행 전반에서 아쉬움이 도드라지는 일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인제니움 디젤 엔진과 합을 이루는 건 8단 자동 변속기다.
기본적인 변속 속도나 변속에 대한 판단, 그리고 스티어링 휠의 패들 시프트를 통해 구현되는 ‘운전자의 의도’ 역시 충실이 전달된다. 이와 함께 드라이빙 모드에 맞춰 변속 타이밍을 조절하는 능력 등에 있어서도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파워트레인의 조합이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이라는 이름에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 어째면 재규어의 모터스포츠의 정신을 어필하는 존재에게 있어 디젤 엔진의 조합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 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차량의 기본적인 움직임은 매력적이고 재규어의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차량이 크고 무거운 편에 속하지만 운전자는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과 함께 달리는 과정에서 부담이나 어려움을 느낄 일이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조향에 대한 차체의 반응이나 실제 구현되는 움직임에 있어서는 남녀노소 누구라도 만족할 수 있는 편안함과 견고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재규어 XF가 갖고 있는 패밀리 세단의 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부분이라 생각되었다.
게다가 성능의 제약이 있다고는 하지만 주행의 템포를 끌어 올리더라도 부담이 없다. 실제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과 함께 빠른 템포로 주행을 이어가면 재규어가 왜 스포츠카 브랜드를 자처하고 있는지, 그리고 여느 스포츠 성향의 브랜드와 무엇이 다른지 확실히 제시한다.
특히 연이은 코너를 파고들 때에는 여느 스포츠 성향의 세단에 비해 더욱 넉넉한 피칭과 롤링 범위를 제시하며 ‘조금 더 안락한’ 질감을 제공한다. 하지만 코너 탈출할 무렵에는 여느 차량들보다 더욱 높은 RPM, 그리고 더욱 빠른 페이스로 다음 코너로 질주할 수 있어 ‘주행의 가치’가 확실히 도드라졌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내내 ‘성능’과 ‘성능의 구현’이 다소 아쉬울 뿐이지 주행 과정, 주행 속 질감에 있어서는 만족할 수 있었다.
좋은점: 완성도 높은 주행, 그리고 감성적인 매력을 제시하는 디자인
아쉬운점: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이라 말히기 부족한 디테일의 변화, 그리고 파워트레인
특별함을 높인 우수한 디젤 세단,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소비자들의 이성과 감성을 모두 충족시키기엔 어딘가 아쉽게 느껴진다.
디자인 변화가 드라마틱하거나 유니크한 스타일을 품은 것도 아니고, 실내 공간의 디테일 변화는 2% 아쉽게 느껴진다. 여기에 주행 품질은 매력적이지만 디젤 파워트레인의 탑재 역시 내심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프리미엄 디젤 세단’ 그리고, 달리기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세단이라 평가하기에 아쉬움이 없는 즉 만족과 아쉬움이 공존되는 그런 차량이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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