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협하고 동맹국에 책임감 과시하려 무리수
무력충돌이 전쟁으로 비화하는 상황 감당 못해
中 자극하려 아세안 부추기는 망발 단호히 엄단"
"시진핑 주석 연내 방한은 방역조치 성패에 달려"
남중국해는 미국과 중국이 격돌하는 화약고다. 양국은 상대를 향해 "중국의 해상제국이 아니다" "미국의 하와이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콩보안법, 총영사관 맞폐쇄에 이어 군사력을 동원한 정면충돌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스춘(吳士存) 중국 남중국해연구원 원장은 29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을 위협하고 군사 동맹국들에 책임감을 과시하려 남중국해 문제에 무리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도발 카드가 다양해 중국과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미중 간 양자택일 상황에 놓인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에 대해 "미국은 갈등을 부추기며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고 촉구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시점과 관련해선 "방역 조치의 성패에 달렸다"면서 "한국은 미국의 냉전적 사고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중국ㆍ동남아 남해연구센터이사회 주석을 겸하고 있는 우 원장은 중국의 대표적인 남중국해 문제 전문가다.
_미국은 왜 남중국해에서 목소리를 내나.
"미국은 2017년에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지정했다. 이후 무역, 과학기술 분야에서 정치와 안보에 이르는 전방위 대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군사ㆍ정치ㆍ외교ㆍ언론 등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 중국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중국과 아세안의 관계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
_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어떤 카드를 꺼낼까.
"군사기지를 확충할 수 있다. 가령 베트남을 최전방 전초기지로 삼는 것이다. 정찰 횟수를 늘리고 연합군사훈련 시행, 무기 판매 등으로 중국을 자극할 수도 있다. 미 연안경비대 파견을 일상화하거나 중국과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아세안 국가들의 석유ㆍ가스 개발을 지원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항행의 자유'는 이미 빈도 수나 작전 범위가 최대치로 확장됐다."
_실제 군사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미국이 계속 불안을 촉발하고 중국이 원만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무력으로 맞붙을 수도 있다. 일본ㆍ호주 등 미국의 동맹국이 남중국해에 진입해 긴장의 수위를 높이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중국의 억지력이 부족해 미국이 날뛰고 있지만, 중국의 반격 능력도 크게 높아졌다. 미국이 경거망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전쟁이 터진다면 미국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미중 간 위기관리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상황은 점점 더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다. 중미 관계에 더 이상 환상은 없다. 미국이 망발을 고집한다면 중국은 단호하게 반격할 것이다."
_아세안 국가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미국 국무부가 중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해도 아세안은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이 마냥 자신들 편을 들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미국은 아세안이 중국을 향해 덤비도록 오해를 조장하면 안 된다. 지난해부터 영유권 소송을 준비한 베트남이 행동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이는 남중국해 정세를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_시 주석이 올해 방한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진전과 방역 효과에 달려 있다. 코로나19는 한중 양국에 도전이자 기회다. 다만 외부의 간섭 때문에 양국은 상호 신뢰도가 낮고 군사ㆍ안보분야의 교류 및 협력 수준이 떨어진다. 미국의 이기주의ㆍ일방주의ㆍ패권주의가 동아시아 협력을 저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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