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임명장 수여식에 초대받은 가족들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박지원 신임 국가정보원장 임명식에 참석한 박 정보원장의 손자가 지루한 듯 장난을 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박지원 신임 국가정보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박 원장의 손자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주고 있다. 2018년 아내와 사별한 박 원장은 가족 대표로 딸과 손자가 참석했다.왕태석 선임기자

신임 통일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및 경찰청장 임명장 수여식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지원 국정원장, 박 원장의 손자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박지원 신임 국가정보원장과 이인영 신임 통일부 장관,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에게 각각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서는 박 신임 국정원장의 딸과 손자가 단연 눈길을 끌었다. 2018년 아내와 사별한 박 원장은 손자의 손을 잡고 수여식에 참석했다. 주변을 둘러 보거나 기지개를 켜는 등 지루해 하는 손자를 안아주면서 달래는 박 원장의 모습은 여느 할아버지와 다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박 원장의 손자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주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2017녀 7월 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은경 환경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아들 정환훈씨에게 꽃다발을 주고 있다. 고영권기자

2017년 8월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 임명장 수여식서 남편인 민금기 교수에게 꽃다발을 준 후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문 대통령의 장ㆍ차관급 임명장 수여식은 취임 첫해부터 이전 정부와 달랐다. 청와대 간부들이 배석한 가운데 동반 참석한 수임자의 가족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수임자 대다수가 배우자와 함께 참석했지만 부모나 자녀를 동반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기념촬영 도중 수임자의 부인이 대통령의 팔짱을 끼는 등 작은 '돌발 행동'도 없지 않았지만 항상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현희 신임 국민권익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전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준 뒤 기념촬영을 하면서 함께온 전 위원장 어머니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주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2017년 6월 15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차관급 임명장 수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외숙 법제처장 어머님께 인사를 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2018년 10월 2일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유은혜 시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에서 유 장관의 시어머니 정종석 씨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고영권기자

2018년 7월 24일 문재인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 민청장의 아내 구은영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과장에게 꽃다발을 수여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화제가 된 임명장 수여식도 몇 차례 있었다. 2017년 6월 15일 열린 장·차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외숙 신임 법제처장은 자신의 어머니를 모셔 왔다. 당시 김 처장의 어머니를 만난 문 대통령은 "아이고 어머니"라며 반겼다. 김 법제처장은 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함께 세운 ‘합동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어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통상 기념 촬영은 대통령이 중앙에 서는데, 이날 문 대통령은 김 처장의 어머니에게 상석을 내 주었고, 화제가 됐다.

2018년 10월 2일 여성으로서 최초로 부총리에 임명된 유은혜 부총리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수여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임명장 수여 때 가족을 함께 모시고 있는데, 아마 시어머님을 모시고 온 건 또 처음인 것 같다”며 반가워다. 당시 유 부총리는 자신의 정치 생활에 많은 도움을 준 시어머니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모셔왔다고 밝혔다.

2020년 1월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2020년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임명장 수여식에 홀로 참석했다. 남편 서성환 변호사가 남들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데다, 인사청문회 당시 ‘휴가 미복귀’ 의혹이 일었던 아들과 두 딸도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 장관 이전에도 가족이 참석하지 않은 수여식은 또 있었다. 그 중 2019년 9월 9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은 가장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에 의해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되면서 참석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조 장관을 비롯해 한상혁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 5명의 장관급 인사에 대해 임명장이 수여됐는데, 다른 수임자들의 배우자도 참석하지 않았다.

2019년 9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조국 신임 장관이 문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류효진기자

2019년 9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대국민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이명장을 받은 장관급 인사들은 가족이 참석하지 않았다. 류효진기자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부인 김건희 씨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