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인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개신교 뿐 아니라 천주교 쪽에도 민감한 문제다. 반면 법안 내용이 교리에 거슬릴 것 없는 불교는 일찌감치 '제정 촉구'에 나섰다.
천주교 역시 기본적으로는 동성애를 금기하고 있다. 다만 법안을 지지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 단일 교회 특성을 띠는 천주교는 주교회의나 추기경의 성명 등을 통해 특정 사안에 대한 전체 천주교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주교 주교회의 관계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중에서 어떤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민감한 부분도 있어 공식적인 표현이 쉽지 않다"면서 "아직 법안을 놓고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천주교 단체나 일부 신자 중심으로 법안 통과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지난 22일 '그리스도인은 모든 사람을 위한 차별금지법ㆍ평등법을 지지합니다'라는 제목의 기독교단체 공동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불교계는 한 목소리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 15일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작은 풀, 큰 나무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내리는 모습이 모두가 지향해야 할 세상"이라며 국회에 법안 통과를 주문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훨씬 전인 올해 1월부터 광화문에서 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무기한이다. 사회노동위원회 부위원장인 지몽 스님은 "부처는 모든 존재는 홀로 있을 수 없다는 '연기(緣起)'를 말씀하셨는데, 소수자를 배려할 때 모두 행복할 수 있다"면서 "태생적으로 평등을 강조한 불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사상적으로 가장 어울리는 종교"라고 말했다.
원불교 역시 지난 8일 법안을 발의한 정의당을 방문해 "차별금지법은 차별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이 아닌 소수자와 약자의 보호"라며 지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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