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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고 밀리는 통합당이 '장외 투쟁' 못 지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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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고 밀리는 통합당이 '장외 투쟁' 못 지르는 이유

입력
2020.07.30 17:12
수정
2020.07.3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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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민심 눈치 ②'회군 명분' 걱정 ③역대 성공률도 그닥

김종인(왼쪽 두번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왼쪽 세번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 발언을 외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종인(왼쪽 두번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왼쪽 세번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 발언을 외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맞선 ‘장외 투쟁’을 고민하다 접었다. 29일까지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일부 중진 의원 사이에서 '장외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하루 만인 30일 김 위원장은 “장외 투쟁이 능사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통합당은 '국회에서' 싸우기로 했다. 왜일까.

지지 여론, 회군 명분 없으면 '자살골'

김 위원장은 30일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가급적 많은 발언을 해서 실상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의원님들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176석 슈퍼 여당에 계속 밀려도 국회를 떠나지 말자는 뜻이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장외투쟁의 가능성을 닫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그래도 국회에서 여당의 불법을 따지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무엇보다 '싸우기만 하는 극단의 정치'를 싫어하는 민심을 고려했다. 황교안 전 대표 시절 잦은 장외 투쟁이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는 트라우마가 통합당엔 존재한다. 21대 총선에서도 민심은 ‘오만한 여당’보다는 ‘싸우는 야당’을 심판했다. 한 통합당 중진 의원은 “습관적, 관성적으로 장외 투쟁에 나서면 안 된다는 건 의원들 대부분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회군 명분’도 고민이다. 전통적 의미의 '정치'가 작동할 땐, 장외 투쟁을 하는 소수 야당에게 다수 여당이 국회 복귀 명분을 슬쩍 만들어 주곤 했다. 그러나 요즘 더불어민주당엔 그런 여유가 없어 보인다. 통합당이 손 들고 국회로 복귀할 때까지 내버려 둘 기세다.

국회 안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의 신뢰를 쌓아 수권 정당으로 인정받는 것이 '정도'이기도 하다. 김종인 위원장이 이날 “국민들에게 잃은 신뢰를 찾아와야 한다. 국민들이 통합당에 미래를 맡겨도 괜찮겠다고 확신할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성공 확률' 낮았던 장외 투쟁사

정치권의 장외 투쟁이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시절인 2017년 문재인 정부의 방송 장악을 저지한다며 장외 투쟁을 벌였지만, 북한 핵실험이라는 대형 사건이 터지면서 약 일주일만에 투쟁을 서둘러 끝냈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인 2013년 국가정보원의 댓글 공작에 반발해 100여일 간 장외 투쟁을 진행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유일한 성공 사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05년 한나라당 대표로서 사학법 개정 철회를 목표로 벌인 장외 투쟁이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로부터 사학법 재개정 논의 약속을 얻어냈다. 그러나 당시 한나라당은 '박근혜'라는 유력한 대선주자를 보유하고 있었고, 지지율도 높았다. 장외 투쟁의 동력으로 따지면, 현재 통합당과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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