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항의 퇴장, 민주당 일사천리로 법안 통과
임대차 3법 중 2법이 처리된 30일 국회 본회의장에 몸싸움은 없었다. 의원들의 발언 도중 응원과 야유의 함성만 터져나온 정도였다. 그러나 협치는 여전히 요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사천리로 1시간여 만에 법안 통과를 밀어붙였고,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법안 처리 문제점 지적 발언 후 본회의 표결을 거부하고 자리를 뜨는 식으로 항의했다.
오후 2시 시작된 이날 본회의에서는 임대차 3법 중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처리됐다. 표결에 앞서 대안 토론자로 나선 조수진 통합당 의원은 민주당의 상임위 단독 상정 과정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가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이 독재를 하는 건 더 나쁘고도 악한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통합당 의원들은 환호를, 민주당 의원들은 야유를 보냈다. 임대차법에 앞서 진행된 방송통신위원 추천안 표결에는 294명이 참여했으나, 임대차법 표결에는 187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전날부터 통합당의 전면투쟁이 예고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표결을 지연시킬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이날 오전 열린 통합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상임위와 본회의장에서 가급적 많은 발언을 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긴급 의총에서 “의회 절차 무시하는 날치기 처리 철회하라” 등 구호를 외쳤던 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에서는 표결 거부만 실행에 옮겼다.
찬성 토론자로 나섰던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자리를 나서는 통합당 의원들을 향해 “찬성 토론도 들어야 한다”며 “불안정한 부동산시장에서 불안과 걱정이 커진 임차인의 안정된 주거를 보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이 이번 주택임대차법 개정”이라고 설명했다.
표결 직전 자리를 떴던 통합당 의원들은 표결 후 자유발언에 나선 윤희숙 의원에게 지지를 보내기 위해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오만과 배짱으로 법을 만든 민주당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는 윤 의원 발언에 이날 본회의 중 가장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부대표는 “국회에는 교섭단체만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민주당과 통합당을 비판했다. 강 부대표는 “상임위는 당정협의, 본회의장은 민주당 의원총회와 다를 바 없다”면서 “국회는 민주당이 원하는 시간에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만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또 통합당에도 “통합당 의석이 적어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을 믿는 국민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의당 의원 6명은 임대차 관련 법안 표결에선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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