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연구에 천착하는 ‘치매 전문가’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커피를 하루 2잔(1잔은 200mL 기준) 이하로 마시면 암ㆍ대사증후군ㆍ치매 예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더 이상 마신다면 건강에 해로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커피에 관련된 다양한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는 김기웅(56)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말이다. 김 교수는 내로라하는 ‘치매 전문가’로 국립중앙치매센터장을 지냈다.
김 교수는 커피의 장기간 섭취가 노화와 인지ㆍ정서ㆍ수면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10년째 추적 연구 중이다. 왜 커피를 연구하느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이지만 장기적인 커피 섭취가 노년기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해 커피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벌써 커피가 다빈도 섭취 음식 2위다(2015 국민건강영양조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한국인의 카페인 최대 1일 섭취 권고량을 성인은 하루 400㎎ 이하, 임신부는 30㎎ 이하, 어린이는 체중당 2.5㎎/㎏ 이하로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 3잔 이내의 커피 섭취가 권고된다.
커피를 적당하게 마시면 기억력을 높이고, 유방암ㆍ대장암ㆍ전립선암ㆍ난소암ㆍ췌장암ㆍ간세포암ㆍ위암ㆍ피부암ㆍ구강암ㆍ식도암 등을 비롯해 치매, 대사질환 발병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커피를 과다 섭취하면 뇌혈류가 줄어들고 혈압이 올라갈 뿐만 아니라 관상동맥ㆍ심장질환ㆍ부정맥ㆍ뇌졸중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체내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촉진해 골다공증이 생길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런 부정적인 영향은 질환마다 차이가 있지만 하루에 커피를 4잔 이상 마시는 사람에게서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여성의 경우 커피를 하루 3잔 이상만 마셔도 장기적으로 수면장애나 허혈성 뇌병변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여성이 즐겨 찾는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 한 잔에는 카페인 함량이 100~285㎎ 정도여서, 두 잔만 마셔도 하루 카페인 섭취 권고량을 훌쩍 뛰어넘는다.
김 교수는 “성장기 어린이에게 커피뿐만 아니라 카페인 함유 음료를 제한하지 않으면 성장과 건강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커피를 하루 중 언제 마셔야 좋을지에 대한 질문에는 “커피가 수면 등에 미치는 시간이 6~12시간 지속될 수 있기에 수면장애가 없는 성인은 저녁 이후, 고령인은 오후 이후에는 커피를 삼가는 것이 좋다” 고 했다.
그는 또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사람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 양을 높이는 디테르펜 카페스테롤 성분이 많이 추출되는 프렌치프레스, 모카포트, 에스프레소보다는 여과지에 내려 먹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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