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이지원ㆍ이지훈 교수팀
소량의 혈액을 이용한 유전자 검사로 영아 뇌전증(간질)을 유발하는 원인 유전자를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지원ㆍ이지훈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에서 정상인 2세 이하 영아 뇌전증 환자 116명에게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뇌전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하는 신경학적 질환이지만 발병 원인을 찾아야만 개인에 맞는 치료 방식을 정할 수 있다. 일부 어린이 환자는 뇌 MRI 검사 결과가 정상이지만 뇌전증이 발병하기도 해 원인을 밝히기 위한 진단 방법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영아 뇌전증 환자 116명에게서 소량의 혈액(3㏄)을 채혈한 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이용한 유전자 검사로 다수의 유전자를 한 번에 검사했다.
이들은 모두 뇌 MRI 검사 결과가 정상이어서 뇌전증 발병 원인을 파악하기 힘든 환자였다.
연구 결과, 환자의 뇌전증 발병 나이에 따라 유전자 검사로 원인 유전자를 찾을 수 있는 확률이 달라졌다. 발병 나이가 어릴수록 유전자 검사로 뇌전증 원인 유전자를 찾아낼 확률이 높았다.
발병 나이를 기준으로 2세 이하 환자는 34.5%(40/116명), 1세 이하는 39.6%(40/101명)에서 뇌전증 원인 유전자를 찾았다. 생후 6개월 이전에 뇌전증이 발병한 영아 환자는 50%(36/72명)에서 원인 유전자를 찾을 수 있었다.
이전에는 뇌전증 환자의 뇌 MRI가 정상일 때는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원인 미상’의 뇌전증으로 진단하고 약물치료를 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로 원인 유전자 변이에 따른 적절한 약물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지훈 교수는 “뇌전증 원인 유전자를 밝혀내면 치료 약물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또한 성장하면서 어떠한 예후를 갖게 될지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Molecular Genetics & Genomic Medici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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