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슬라 이어 中 SMIC, 항서제약 등도 상위에
日 게임주 2배 더 사들였지만 수익률은 저조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보다 해외 주식을 더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국내 증시를 떠받쳤던 '동학개미'들이 본격적으로 해외까지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직구'에 나선 종목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그치지 않는다. 미래를 겨냥하며 중국의 반도체와 항암치료제, 일본의 게임주에도 과감한 베팅을 주저하지 않았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해외주식 규모는 3조7,931억원에 달했다. 월별 순매수액으로 역대 최고치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액(2조2,389억원)보다 1조5,000억원 이상 많다. 국내 주식을 넘어 이제는 해외 유망 주식에까지 본격적으로 투자 더듬이를 내뻗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원정 개미'들은 미국 기술주에 가장 통 큰 베팅을 했다. 테슬라 주식만 9,046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아마존(2,835억원), 애플(2,492억) 투자액도 높았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SMIC에도 1,741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6월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 25위에 불과했던 SMIC는 최근 중국판 나스닥인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창봔에 추가 상장되는 호재 등에 힘입어 4위로 뛰어 올랐다.
눈에 띄는 건 중국주식 비중이 급증하는 점이다. 7월 중국 주식 순매수액은 2,900억원으로 이 역시 월별 기준 역대 최대 금액이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항암치료제 개발사인 항서제약(237억원)이었다. 지난 4월과 5월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 50위권에 단 한 기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중국 주식은 지난 6월(2곳)에 이어 7월 항서제약(29위), 강봉리튬(41위), 선난써키트(50위) 등 3곳이 랭크됐다.
일본의 게임콘텐츠 업체 반다이남코도 60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11위를 기록했다. 6월 순매수액(301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일본주식 역시 게임주로 분류되는 카도카와 드왕고(436억원)였다. 다만 수익률은 저조했다. 반다이남코의 한달 수익률은 2.5%에 불과했고 카도카와 드왕고의 경우 1.1%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원정 개미의 해외주식 직구 열풍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환율 변동성과 해외주식에만 부과되는 세금 등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어야 하는 부분이 적지 않아 '묻지마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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