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틀' 깨는 복장으로 국회 등원
"유독 원피스 향한 비판은 여성 차별적"
정의당 초선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입은 '원피스'가 정국을 뒤흔들었다. 같은날 국회를 통과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3법, 부동산 3법보다 더 큰 이목을 끌고 있다.
류호정 의원이 해당 차림으로 국회에 나타난지 이틀이 지난 6일에도 그의 옷을 향한 관심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엔 여전히 류 의원의 이름과 '류호정 원피스'가 자리를 지켰다. 류 의원은 "(검색어) 1위까지 할 줄은 몰랐다. 국회도 일하는 곳이고 (여느 곳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양복과 넥타이로 상징되는 권위주의와 국회 관행을 깨고 싶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티셔츠엔 관심 없더니… 원피스에 쏠리는 비판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 국회에 입성한 류 의원은 이전에도 꾸준히 기성 정치인들과 다른 차림을 해왔다. 지난달 국회 개원식에서 정장 반바지 차림으로 참석했고, 이후로도 청셔츠에 청바지라는 '청ㆍ청 패션'에 운동화를 신고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류 의원은 자신의 1호 법안인 비동의 강간죄(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공동 발의자를 찾기 위해 동료 의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기자회견에서도 티셔츠나 당의 상징색인 노란 점퍼 등 편안한 복장을 입어왔으나 이에 대한 지적은커녕 주목하는 이들도 없었다. 그런데 유독 원피스를 입자마자 세간의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의원으로서의 품위 위반을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성희롱도 적지 않았다.
손혜원 "원피스는 정장이야, 무식한 양반들"
이전의 티셔츠, 반바지보다 오히려 '출근룩'에 맞는 복장인데도 유독 류 의원의 원피스 차림에 들끓는 비판은 이번 논란이 여성 차별적 시각을 담고 있다는 방증이다. 범여권의 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 대처 전 영국수상 등 저명 인사들이 공식석상에서 원피스를 입은 사진을 게시하면서 "원피스는 정장이야, 이 무식한 양반들아"라고 일침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원피스를 입은 게 문제가 아니라, 그걸 바라보는 '시선'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애초에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코드가 그런 식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것"이라고 류 의원을 향한 여성 차별적 비판을 지적하고 나섰다.
류 의원도 "(자신이)입었던 옷은 굉장히 흔한,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피스"라며 "그럼에도 성희롱성 발언이 쏟아진 것은, 우리 일상 속에서 보통의 여성들을 우리 사회가 그동안 어떻게 보았는지를 보여준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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