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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출산으로 휴가 중에도 뛰쳐나가"… 의암댐 실종자 애타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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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출산으로 휴가 중에도 뛰쳐나가"… 의암댐 실종자 애타는 사연

입력
2020.08.07 10:14
수정
2020.08.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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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주무관, 아내 출산 휴가 기간에 현장 돕다 실종
경찰정 운전한 경위는 의암댐 지키는 베테랑

7일 오전 경기 가평군 남이섬선착장 인근에서 소방구조대원들이지난 6일 춘천 의암댐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사고 관련 실종자 수색에 투입되고 있다. 뉴시스

7일 오전 경기 가평군 남이섬선착장 인근에서 소방구조대원들이지난 6일 춘천 의암댐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사고 관련 실종자 수색에 투입되고 있다. 뉴시스


춘천 의암댐에서 전복된 선박 3척 중 경찰정에 탑승한 실종자들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춘천시청 소속의 한 직원은 아내 출산으로 휴가 중에도 업무를 도우러 나갔다가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복된 경찰 순찰정에는 베테랑 경찰관 이모(55) 경위와 50일 전 아내의 출산으로 특별 휴가 중이던 춘천시청 소속 이모(32) 주무관 등 2명이 타고 있었다. 이 주무관의 가족으로는 불과 50여일 전 태어난 아기와 아내 2명. 2018년 9월 공직에 입문한 이 주무관은 아내의 출산으로 인해 지난 5일부터 오는 15일까지 10일간 특별 휴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주무관은 6일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소식을 듣고 휴가 중임에도 급히 현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7일 오전 브리핑에서 이재수 춘천시장은 "이 주무관은 출산 휴가 기간이었음에도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소식에 집에만 있을 수가 없었던 듯 하다"며 "직접 현장으로 나가 실종돼, 어쩌다 휴가 기간에 현장으로 가게 됐는지 전후 관계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발생 이틀째인 7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춘성대교 인근 북한강에서 사고 경찰청이 발견됐다. 전날 강원 춘천시 의암댐 인근에서 수초 섬을 고정 작업하던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행정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스1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발생 이틀째인 7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춘성대교 인근 북한강에서 사고 경찰청이 발견됐다. 전날 강원 춘천시 의암댐 인근에서 수초 섬을 고정 작업하던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행정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스1


실종된 춘천 경찰서 이 경위는 7년 넘게 주민들 안전을 위해 의암댐과 소양댐에서 경찰정을 조종한 베테랑 경찰관이다. 이 경위의 가족 측은 "지시가 있으면 무조건 제대로 이행하는 사람이라서 오히려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가족 관계도 돈독했는데 특히 사이가 좋던 아내가 사고 사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위의 아내는 사고 충격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상태다.

관내 순찰정을 몰 수 있는 자격증을 가진 몇 안 되는 경찰관인 그는 7, 8년 전부터 줄곧 소양강과 의암호를 오가면서 경찰 순찰정장 임무를 수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양댐 관할 신북파출소와 의암댐 관할 서부지구대를 오가며 매일 순찰을 도는 힘든 일을 맡아왔는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이 시장의 브리핑에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 주무관이 휴가 중에 자발적으로 나갔겠느냐"며 "이렇게 물살이 센데 사람을 댐으로 보낸 경위가 어떻게 되는지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한 실종자의 부모는 "소양강 댐을 방류해 놓고 사람에게 작업 지시를 하는 건 나가 죽으라는 것 아니냐"며 "생떼 같은 내 자식 살려 내라"고 오열하기도 했다.

이날 실종됐던 경찰정 한 대가 강원 춘천시 남산면 춘성대교 인근에서 발견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한 차례 더 슬픔에 잠겼다. 창문이 깨진 채 내부가 비어 있고, 옆으로 아예 넘어져 버린 처참한 광경이 보이자 실종자 가족들은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출입통제선 너머에서 눈물을 흘렸다. 나무에 걸려 당장 수색이 힘든 상황에 수색당국이 "곧 수색을 시작하겠다"고 하자 "도대체 언제쯤 수색은 시작되는 것이냐"며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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