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공개 저격’ 문찬석 사의
‘윤석열 오른팔’ 조상준도 檢 떠나
법무부가 7일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인사를 전후로 옷을 벗는 검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앞서 좌천성 인사를 받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유임된 검사장급 검사들은 차기 인사를 지켜보고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문찬석(59ㆍ사법연수원 24기) 광주지검장은 인사안이 발표된 이날 오후 즉시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보임된 탓이다. 문 지검장은 지인들에게 “검찰에서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며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 휘하에서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을 지낸 그는 정부의 검ㆍ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고, 올 2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반기를 든 이성윤(58ㆍ23기)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공개 비판을 가해 미운털이 박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사직의사를 밝혔던 김영대(57ㆍ22기) 서울고검장도 이날 퇴임식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형사사법시스템 개혁과 관련해 “냉정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균형잡힌 제도를 만드는 것이 좋다. 한 쪽에 치우친 제도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남기고 떠났다. 김 고검장과 동기인 양부남(59) 부산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요즘 수사 관련 법률 개정 등으로 검찰 조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게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면서 “아무리 여건이 어려워도 인권보장, 정의실현, 진실발견이라는 검찰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자”며 사직인사를 남겼다.
조상준(50ㆍ26기) 서울고검 차장검사(검사장)도 검찰을 떠나며 “제도적 한계와 일부 운용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제가 아는 검찰은 정의롭고 유능하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조직”이라고 소회를 남겼다. 그는 “일희일비 하지 마시고 절대로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경시하지 않으시길 바란다”며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조 검사장과 함께 윤 총장의 참모직을 수행하다가 올해 1월 좌천성 인사를 받고 유임된 검사장들은 재차 대부분 유임돼 당분간 검찰에 몸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검 차장검사였던 강남일(51ㆍ23기) 대전고검장, 기획조정부장이었던 이원석(51ㆍ27기) 수원고검 차장검사, 공공수사부장이었던 박찬호(54ㆍ26기) 제주지검장이 대표적이다. 이두봉(56ㆍ25기) 대전지검장도 이번에는 이동하지 않는다. 한동훈(47ㆍ27기) 검사장은 올 1월 대검 반부패ㆍ강력부장 자리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옮겼다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이 불거지면서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연구위원으로 이동한 상태다. 검사장 출신 모 변호사는 “검사장급 인사가 난지 7개월 밖에 안돼 인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 같다”며 “내년 초 인사 때 또다시 좌천시킬지, 구제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을 떠나는 행렬은 이번 인사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검사장급 후속인 고검검사급(차장검사ㆍ부장검사) 인사에서 승진이 안되거나 원치 않는 자리로 발령난 검사들이 짐을 쌀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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