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벨라루스의 대선 결과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며 유럽연합(EU)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80.23% 대선 승리 결과가 조작을 의심케한다는 이유에서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외교부는 "벨라루스 대선 투표는 민주선거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EU가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직적 비리와 선거법 위반에 대한 수많은 보도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U 측도 벨라루스 정부에 "이번 선거의 개표와 개표 작업을 정확하게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초기 개표 결과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23%를 득표해 압승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로서 최대 경쟁자로 꼽혔던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9.9%)를 누르고 30년 철권통치를 이어가게 됐다.
하지만 루카셴코 대통령의 압승 소식이 나오자 수천명의 시민들이 수도 민스크 거리로 나와 반(反)정부 시위를 벌였다. 벨라루스 당국은 이 과정에서 3,00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의 대선 결과에 대해 각국의 입장도 엇갈렸다. 폴란드와 체코, 라트비아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기 어렵고 벨로루시 국민들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특히 벨라루스 정부가 시위대에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 "경찰의 시위대에 대한 잔혹한 공격을 규탄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향후 관계 발전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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