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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스푸트니크 충격' 노렸나... 푸틴 "세계 최초 코로나 백신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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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스푸트니크 충격' 노렸나... 푸틴 "세계 최초 코로나 백신 등록"

입력
2020.08.11 19:22
수정
2020.08.11 23: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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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도 접종 받았다" 깜짝 공개
WHO "안전성 타협 안돼" 우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모스크바 외곽의 관저에서 화상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모스크바 외곽의 관저에서 화상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에서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공식 등록됐다고 밝혔다.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3상 임상시험을 건너뛰고 바로 생산과 접종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라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원격 내각회의를 주재하면서 "오늘 아침 러시아에서 첫 코로나19 백신이 등록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백신이 필요한 모든 검증 절차를 거쳤다며 "백신은 상당히 효율적으로 기능하고 지속적 면역을 형성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두 딸 중 한 명도 임상시험에 참여해 접종을 받았으며, 잠시 열이 오르긴 했지만 현재 건강한 상태라고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등록된 백신은 지난 1957년 옛 소련이 미국 등 서방 국가보다 먼저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 '스푸트니크 V(Sputnik V)'로 명명됐다. 설명을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ㆍ미생물학센터가 개발해온 백신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가말레야 센터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 투자를 받아 백신 개발을 추진했고, 지난달 중순 1단계 임상을 끝낸 상태다. 이후 2차 임상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식 등록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백신 양산과 일반인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부 장관은 "고위험군에 속하는 의료진과 교사 등에 우선 접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백신 시판 전 안전성을 점검하는 최종 관문으로 여겨지는 3차 임상도 등록 후 진행한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RDIF 대표는 "백신 등록 이후 곧바로 3차 임상이 시작돼 한 달 동안 수만 명의 자원자가 접종받을 것"이라며 "10월부터는 역시 자원자를 대상으로 대중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용화 선언에도 국제 사회는 러시아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선전 목적으로 중요 검증 절차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등록을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타릭 야사레비치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백신에 대한 사전 자격 심사 절차를 논의 중"이라며 "절차를 가속하는 것이 곧 안전성과 타협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 연구소 소장도 "러시아가 사전 검사를 거치지 않고 접종 가능한 백신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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