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관장 CBS 라디오 인터뷰
정 백선엽을 현충원에 모시려면 애국지사 묘역을 차라리 옮겨라.
이준식 독립기념관장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친일인사의 묘지를 둘러싸고 이른바 '친일파 파묘법'이라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갑론을박이 거세지고 있다. 순국선열의 피땀으로 이뤄낸 광복 75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이준식 독립기념관장은 "적어도 애국지사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국가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결정한 사람과 같이 묻히는 게 굉장히 억울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립열사의 후손이기도 한 이 관장은 이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제 외할아버지는 동작동 현충원에 어머니는 대전현충원에 안장돼 계시는데, 후손 입장에서 생각해 봐도 가슴이 아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관장은 "독립운동 하신 분들이 하늘나라에서 과연 자신이 친일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과 같은 곳에 묻혀 있는 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실까. 한번 그런 고민을 하면 답은 쉽게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서울과 대전에 위치한 국립현충원에는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는 친일인사가 총 68명이 묻혀있다. 특히 지난달 15일 대전현충원에 묻힌 고(故) 백선엽 장군의 경우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만큼 "현충원 안장도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온바 있다.
이 관장 역시 "서울 동작동 현충원도, 대전현충원도 장군 묘역과 애국지사 묘역이 같이 있다"며 "그래서 어떤 자리에서 '정 백선엽을 현충원에 모시려면 애국지사 묘역을 차라리 옮겨라'는 얘기까지 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적대세력을 같은 곳에 모신 것"이라며 최소한 친일 행적 푯말이라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장은 "파묘도 한 방법이지만. 정 후손들이 못하겠다고 하면 그 옆에다가 친일행적을 적어놓는 판을 따로 세우자"며 "부끄러워서라도 이장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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