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등 개신교계 대표 아니다" 일부 불만
"교단 가리지 않는 감염, 먼저 조심해야" 자성
코로나19 확진자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교회가 지역감염의 진원지로 꼽히면서 개신교계가 또 한번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일부 교회의 돌출행동 때문에 개신교 전체가 국민적 지탄을 받으면서 ‘제2의 신천지’ 사태를 겪게 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수도권 확진자가 늘자 정부는 16일 비록 '일부'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전면전 수준으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문재인 대통령부터 감염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일부 교회의 문제를 지적하며 “국가 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자 용서 못할 행위”라고 질타했다. 뒤이어 정세균 국무총리도 방역 활동을 방해한 교회와 교인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단호한 법적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교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일단 내부적으로 엄격한 방역 지침을 요청하며 단속에 나섰다. 우리나라 교회의 90%가 속해 있는 최대 연합기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전날 소속 교단과 교회관계자들에게 방역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며 확산 방지 노력에 힘을 합쳤다.
한교총 신평식 사무총장은 "감염이 더 확산되지 않을까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라며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해서 정부와 협의하고, 협조를 구하고 있다. 보다 철저하게 준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교총은 교회 내 소모임을 고리로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자 지난 11일 “방역에 실패한 교회의 책임이 크다”는 성명을 내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교회도 정부의 방역대책에 적극 협력하고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에 이어 총리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나오자 개신교계 내부에선 억울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부 최고위 관계자들이 '교회 책임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나선 것이 개신교 전체를 겨냥한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당장 이번에 문제가 된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 소속의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우리제일교회, 지난 3월 문제가 된 경기 성남의 은혜의 강 교회는 군소교단으로 일반적인 개신교계의 통제 범위 바깥에 있는 교회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한교총의 다른 관계자는 “문제가 된 교회는 한교총의 통제가 불가한, 그야말로 일부의 특정한 교회들"이라며 "그외 일반적인 교회들은 방역 당국에 철저하게 협조하려고 노력 중인데 ‘일부 교회’라고 포괄적으로 말씀하시니 듣기에 따라서는 교회 전체를 문제 삼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개신교계의 상당 부분이 방역 당국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문제 세력으로 매도당하는 건 불쾌하다는 얘기다.
반면 교계 전체가 다시 한번 경각심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론’도 나온다. 손승호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간사는 "일부 교회의 문제라고만 하는 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인 만큼, 개신교계 전체가 방역 조치와 의식이 느슨해졌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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