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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아이 40분 걸어 통학?... 속 타는 인천 송도 SK뷰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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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아이 40분 걸어 통학?... 속 타는 인천 송도 SK뷰 학부모

입력
2020.08.19 04: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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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초등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인천 송도국제도시 SK뷰센트럴 입주예정자들이 지난 14일 인천 동부교육지원청을 찾아 초등학교 재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독자 제공

예비 초등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인천 송도국제도시 SK뷰센트럴 입주예정자들이 지난 14일 인천 동부교육지원청을 찾아 초등학교 재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독자 제공

"내년에 초등학생이 되는 아들을 데리고 직접 걸어가봤더니 편도로 40분이 걸렸다. 왕복 8차선 도로를 포함해 횡단보도 8, 9개를 건너고 공사장 덤프트럭이 수시로 오가서 너무 위험하다. 그런데 교육청은 수년 후 학급 과밀이 예상돼 어쩔 수 없다는 말만 하고 있다."

올해 10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SK뷰센트럴 아파트(299세대)에 입주할 예정인 이모(38)씨는 가슴을 치며 이같이 토로했다. 이씨의 아들(7)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집에서 600m 거리에 있는 송일초교가 아니라 1.4㎞ 떨어진 해송초에 배정됐다. 도시ㆍ군계획시설의 결정ㆍ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초등생 통학거리(거주지에서 1.5㎞ 이내)를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거리다.

지난 13일 이씨와 함께 SK뷰센트럴 아파트 102동에서 해송초까지 걸어본 결과 성인 남성 걸음 기준으로 20분이 걸렸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가 많았고 과속 단속 카메라는 보이지 않았다. 돌아올 때는 최단거리가 아닌 사람 왕래가 많고 횡단보도가 적은 길로 왔는데, 23분이 소요됐다. 반면 아파트에서 학교 건물이 보이는 송일초까지는 5분이 걸렸다. 횡단보도도 3개뿐이었다.

이씨는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은 주정차가 안돼 차량으로 통학시키기도 어렵다"며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시간이 더 걸릴텐데, 여덟살짜리가 매일 걸어서 다닐 수 있을지 걱정이 돼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SK뷰센트럴 아파트 인근 도로를 건설폐기물 운반차량이 지나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 14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SK뷰센트럴 아파트 인근 도로를 건설폐기물 운반차량이 지나고 있다. 독자 제공


이씨를 비롯한 예비 초등생이나 초등생 자녀를 둔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14일 관할 교육지원청인 인천 동부교육청을 찾아 학교 재배정을 요구했으나 거부 당했다. 해송초 배정은 입주자 모집 공고문 등을 통해 사전에 알린데다 학급 과밀에 따른 학습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해송초로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학생 수를 입주예정자들은 최대 35명, 교육청은 72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학급당 학생 수는 내년 기준으로 송일초(42학급)가 26.2명, 해송초(30학급)가 27.9명으로 예측됐다. 2025년에는 송일초가 27.2명, 해송초가 22.5명으로 역전될 것으로 교육청은 내다봤다. 교육청은 송일초를 증축하는 방안도 건폐율 제한, 재학생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교육청은 2023년 송일초 인근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학급 과밀이 예상돼 학교 재배정이 안 된다고 하지만 진짜 이유는 주변 대단지 아파트 민원 때문일 것"이라며 "통학로 안전 문제도 경찰,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란 입장인데, 미래의 과밀 문제 때문에 현재의 학생 안전을 내팽겨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통학거리가 긴 게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학교 재배정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위험요소를 줄이는 등 통학로를 개선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직접 할 수 있는 게 없어 관계기관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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