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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부의장, 77일째 부재중... "정치가 참 후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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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부의장, 77일째 부재중... "정치가 참 후지네"

입력
2020.08.20 17:00
수정
2020.08.20 18: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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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2대 국회 이후 '부의장 공석' 처음
초유의 장기 부재 사태에도 여야는 남탓만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 불발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월 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만 선출했다. 야당 몫 국회부의장 자리는 이달 20일까지 77일째 비어 있다. 국회법상 여야 교섭단체가 1개씩 나눠 갖는 2명의 부의장 자리 중 야당 몫을 비워둔 채 국회가 개문발차한 것도, 부의장 공석이 이처럼 길어지는 것도 '87년 체제' 이후 처음이다.

통합당 몫 국회부의장에 유력하게 거론된 5선의 정진석 의원이 고사한 뒤 여야의 부의장 인선 논의는 멈춘 상태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달 14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다시 협치의 틀로 돌아오겠다는 민주당의 약속 없이는 상황이 바뀌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에서의 부동산 입법 독주를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 않으면 국회부의장을 계속 비워 둘 수도 있다는 경고였다.

민주당은 통합당 입장만 지켜볼 뿐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20일 "논의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지만, 통합당에서 이렇다 할 요구가 없는 상황"이라고만 했다.

1987년 체제 출범 이후 다수당이 부의장을 단독 선출해 국회를 운영하는 것은 21대 국회가 처음이다. 전두환 정권 때인 12대 국회 하반기(1987~1988년) 원구성 협상 당시, 야당인 통일민주당과 신한민주당은 정권의 4ㆍ13 호헌조치 등에 대한 항의 표시로 부의장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다. 6월 항쟁이라는 시대적 상황까지 겹치면서 야당은 당시 부의장을 끝까지 내지 않았다.

'부의장 없는 의회'가 계속되는 것은 민주주의의 수치에 가깝다. 국회부의장 직무는 의장을 대신해 본회의 사회를 보거나, 각국 외교 사절단을 맞이하는 정도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부의장석을 비워 놓는 것 자체가 정치적 후진성을 까발린다. 통합당 관계자는 "국회부의장의 실질적 권한이 크지는 않다"며 "그러나 여야 불균형 해소, 여야 협상 중재 등을 위한 야당 몫 부의장의 상징적 의미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회동했지만, 부의장 선출과 관련해서는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다만 입법 독주 후유증을 부담스러워하는 김 원내대표가 대화 모드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9월 정기국회 시작을 전후해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혜미 기자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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