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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정은, 김여정 등에 권한 일부 위임… 통치 스트레스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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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정은, 김여정 등에 권한 일부 위임… 통치 스트레스 탓”

입력
2020.08.20 20:30
수정
2020.08.20 21: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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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보위서 ‘北 위임통치’ 보고?
“최종 결정은 김정은이… 후계통치 아냐”?
건강이상설은 일축 “여러 첩보로 확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 TV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 TV 뉴스1


국가정보원은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위임통치’를 하는 등 북한의 통치 방식에 일부 변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해 일부 측근들이 외교와 경제, 군사 등 주요 분야에 있어 '총괄' 형식으로 권한을 위임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 위원장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20일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이 이같은 취지의 대북동향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정보위 전체회의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여전히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조금씩 권한을 이양하고 있다”며 “(국정원에서) 위임통치라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위임이라는 말은 우리가 얘기하는 법적인 위임이 아니고 총괄로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분야별로 △김 제1부부장은 대남ㆍ대미전략을 △박봉주 당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는 경제 분야 투톱으로 △신설된 당군정지도부 최부일 부장은 무력기관을 △이병철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전략무기개발을 총괄하는 식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에서 양국정상의 식수 행사를 마치고 남측 수행원들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에서 양국정상의 식수 행사를 마치고 남측 수행원들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다만 공식 후계구도에는 선을 그었다. 하 의원은 “아직 후계자를 결정하지는 않아 후계 통치는 아니다”라면서 “과거엔 각 기관이 직접보고를 해서 만기친람(萬機親覽)을 했는데 이제는 김 제1부부장 등이 중간에서 취합을 한다”고 했다. 이어 “최종 결정권은 김정은에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김여정 담화를 외우게 할 정도로 위상은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 후계자 내정이나 준비 동향은 포착되지 않는다는 것이 국정원 판단이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 역시 '위임 통치'라는 표현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여당의 한 정보위원은 “하 의원이 브리핑 과정에서 표현에 혼선을 빚은 측면이 있어서 비공개 회의에서 질책성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통치 방식의 변화 배경으로는 김 위원장의 스트레스가 지목됐다. 하 의원은 “첫 번째는 (김 위원장의) 통치 스트레스 경감으로 9년 동안 통치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높아진 것 같다”며 “두 번째는 정책 실패 시 김 위원장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차원의 책임 회피”라고 언급했다.

다만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일축했다. 김 의원은 “(건강 이상은)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실질적으로 여러 첩보로 (국정원이) 확인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견을 전제로 “출처상 없는 것으로 봐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월 '자주의 기치, 자력부강의 진로 따라 전진해온 승리의 해' 제목의 새 기록영화를 공개했다. 북한이 2016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1형'을 시험 발사하는 데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포급(2천t급) 잠수함이 운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월 '자주의 기치, 자력부강의 진로 따라 전진해온 승리의 해' 제목의 새 기록영화를 공개했다. 북한이 2016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1형'을 시험 발사하는 데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포급(2천t급) 잠수함이 운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원은 내부단속을 위한 공안 통치는 강화됐다고 보고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말 (북한에) 군정 지도부가 신설돼 군에 대한 통제력이 강화됐다”며 “특이하게 의전 서열 상 군정지도부장이 총정치국장보다 상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선 부대에 대한 집단지도체제, 공안통치 강화의 일환으로 본다”고 했다.

교착 상태에 놓인 북미 대화에 개선 여지가 포착된다는 보고도 나왔다. 김 의원은 “북한은 5월 7일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천명하면서도 대미 협상 라인을 구성하는 등 대미 (전략에서) 강온 양면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북한군의 태세 중에는 신형 잠수함과 관한 특이 동향이 포착됐다. 김 의원은 “재처리시설 가동 준비는 식별 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색출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북한이 공개한 신형잠수함은 로미오급인데 기존 것을 개조해 건조를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수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수해 피해가 심각해 황강댐 보조댐 폭파를 검토했지만 실제 폭파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김 의원은 “집중호우로 강원, 황해, 남북도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며 “특히 김 위원장 집권 후 최대 피해를 기록한 2016년보다 농경지 침수피해가 크게 증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8월 10일 보조댐 폭파를 검토했을 정도로 긴박한 상황은 있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폭파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혜영 기자
이서희 기자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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