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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억 넘으면 연봉이…” 메리츠증권 부럽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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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억 넘으면 연봉이…” 메리츠증권 부럽다? 아니다?

입력
2020.08.26 11:00
수정
2020.08.26 13: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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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영업직 상반기 평균연봉 2억3000만원
계약직 비율 62%... 돈 잘버는 인재 블랙홀로
고용 안정성은 떨어져 평균 근속 연수는 6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메리츠증권 직원들의 올해 상반기 평균 급여가 국내 증권사 사상 최초로 1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이 증권사의 남성 본사영업직은 상반기에만 2억원을 훌쩍 넘는 평균 급여를 챙겼다.

통상 고액 연봉자가 많은 증권업계에서도 메리츠증권은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증권맨 사이에선 "번 만큼 가져가는 철저한 성과주의가 뿌리내린 회사"라는 평가가 오간다. 실적으로 겨루는 증권업계 문화에서도, 유독 높은 성과금 체계로 주목받는 메리츠증권 최고연봉의 비결은 뭘까.

영업직 급여는 상반기 2억원 훌쩍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전체 직원의 상반기 평균 급여는 1억894만원이었다. 3년 전인 2017년 상반기(7,102만원)에 비해 53%나 늘면서 증권사 중 처음으로 반기 평균 급여 1억원 시대를 열었다. 연봉으로 치면 이 회사 전 직원이 2억원 이상을 받는 셈이다.

특히 본사영업직(남성)은 상반기에만 평균 2억3,600만원을 수령해 갔다. 2위 한국투자증권 본사영업직(남성)이 챙긴 1억6,000만원보다 7,000만원이나 많은 압도적 1위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에 대한 성과급이 상반기에 지급돼 평균 급여가 올라간 것"이라며 "최근 3년간 하반기 평균 급여는 4,500만원에 그쳐 올해도 연봉이 평균 2억원을 넘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대부분 계약직에 업계 최고 대우

메리츠증권의 '쎈 연봉'은 이 회사의 인력 운용방식과 무관치 않다. 메리츠증권은 5년 전부터 신입사원 공채를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수시ㆍ경력 채용을 통해 '돈 잘 버는' 계약직을 뽑는다. 올해 상반기 기준 메리츠증권의 계약직 비율은 62%로, 직원 수가 비슷한 대신증권(29%)의 2배가 넘는다.

물론 다른 증권사도 영업직은 대부분 전 직장의 실적을 바탕으로 '스카웃'된 계약직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은 유독 이 비율이 더 높다.

업계에선 월가 출신인 최희문 대표이사의 '미국식 경영스타일'을 보여주는 단면이란 평가가 나온다. 계약직 비중이 높다는 건, 그만큼 임금체계가 정규직 위주 조직보다 유연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맨들 스스로도 이직이 자유롭고 몸값을 불릴 수 있는 계약직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메리츠증권은 성과에 대해 업계 최고 대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느 증권사나 고액 연봉자는 성과급 비중이 높지만, 메리츠증권은 평균적인 성과급 비율이 업계에서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증권사 리테일 영업직은 금융상품 매매, 금융자문 등을 통해 발생한 수익에서 소위 자신의 실적 목표치인 'BEP(손익분기점)'를 제한 금액으로 성과급 비율이 결정된다. 통상 이 금액의 30~40% 수준에서 성과급이 결정되는데 메리츠증권은 이 비율이 5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목표보다 초과로 번 돈의 절반은 직원이 챙겨가는 보상체계다.


개인기 의존에 근속 연수는 최하

최고 대우를 무기삼아 업계 내 'S급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하는 것도 메리츠증권의 특징이다. "각 증권사의 웬만한 영업왕은 결국 메리츠로 모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인재의 몸값은 절대 흥정하지 않는다"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말은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군살을 뺀 조직도 평균 고연봉에 한 몫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서울 5곳, 대구와 부산에 각각 1곳 등 총 7개 대형 점포를 운영 중이다. 국내 최다 지점을 보유한 신한금융투자(93곳)의 7.5% 수준이다. 지점 운영 비용을 인재 영입에 쏟는 셈이다.

다만 성과 지상주의의 그늘도 있다. 실적 인센티브를 극대화한 반면, 기본급은 최소화하다보니 그만큼 고용의 안정성은 떨어진다는 시각이 있다. 메리츠증권 전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올해 상반기 기준)는 6년으로 미래에셋대우(13년), 한국투자증권(11년), 삼성증권(10년) 등에 비해 유독 짧은 게 사실이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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