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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문제삼은 의원 발언에 여가부 '나다움 어린이책' 7종 회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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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문제삼은 의원 발언에 여가부 '나다움 어린이책' 7종 회수 결정

입력
2020.08.2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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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린 나다움 어린이책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정옥(왼쪽에서 세번째) 여성가족부 장관. 여가부 제공. 뉴스1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린 나다움 어린이책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정옥(왼쪽에서 세번째) 여성가족부 장관. 여가부 제공. 뉴스1


국회에서 제기된 '동성애 미화' 주장에서 시작된 논란이 전국 초등학교 5곳에 보급된 어린이 성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용 도서의 일부 회수로 이어졌다.

여성가족부는 26일 "일부 도서의 문화적 수용성 관련 논란이 일고 있음을 감안해 해당 기업과 협의해 도서를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다움 어린이책' 사업은 어린이들이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존중하고 '나다움'을 배우도록 여성가족부가 롯데지주,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지난해 시작한 도서 보급 사업이다. 지난 10여년간 출판된 해외 도서를 중심으로 134권을 골라 도서 지원을 신청한 초등학교에 보낸다.

논란은 전날 미래통합당 김병욱 의원이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사업에 선정된)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라는 책에 대해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조기 성애화 우려까지 있는 노골적 표현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불거졌다. 김 의원은 이 책이 "성교 자체를 '재미있는 일', '신나고 멋진 일', '하고 싶어지거든' 등으로 표현했다"며 "그림을 보기가 상당히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다"고 했다.

그는 '마음이 자꾸 끌린다면'이라는 책을 두고는 "동성애 자체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문제 삼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평이 좋은 책들로, 학부모의 보조 자료적 성격이 담겨있다"며 "어떻게 활용할지는 교사나 학부모 판단 속에서 하면 되기 때문에 과장되게 보거나, 단선적으로 평가할 순 없다"는 반대 의견을 냈으나 김 의원의 주장은 여러 매체에 보도되며 논란이 됐다.

이번에 회수되는 책 7종은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덴마크) △아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놀랍고도 진실한 이야기(호주) △걸스토크(한국) △엄마는 토끼 아빠는 펭귄 나는 토펭이(프랑스) △여자 남자, 할 일이 따로 정해져 있을까요(일본)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스웨덴) △우리가족(엄마ㆍ아빠ㆍ딸ㆍ아들) 인권선언(프랑스) 등이다.

여가부는 "국회에서 지적된 책 7종은 여러 나라에서 1970년대부터 출간돼 아동인권 교육자료로 활용되고 있거나, 국제앰네스티의 추천을 받았거나, 세계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인 인정을 받은 도서"라고 설명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학교 교사나 전문가들로부터 성교육이 과거처럼 음지에서 배우고 숨기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반영했던 것"이라며 "교사나 아동·청소년 문학가, 평론가, 그림책 작가 등 전문가들이 선정에 참여했다"고 했다.

지적된 성교육·인권 도서는 학교 도서관에 비치되지 않고 교사가 참고자료로 별도로 관리하고 있었다고 여가부는 밝혔다.

사업의 한 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날 '나다움 어린이책' 사업에서 빠지기로 했다.

재단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책 선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사업 공동진행기관으로서 도서 내용을 자세히 살피지 못한 점이 확인됐다"며 "앞으로 다른 사업을 진행할 때 더욱더 철저한 검증과정을 통해 보다 건전한 아동복지사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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