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3단계 버금가는 최고 수준의 방역 조치 필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를 찍은 뒤 하루 만인 28일 다시 300명대로 내려왔지만, 다음 주 하루 확진자가 1,000명에 이를 쓰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진구 명지병원장은 2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고 수준의 방역 조치가 없다면 2월 대구 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때보다 더 심각한 사태가 올 수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경기 고양의 명지병원은 현재 코로나19 국가지정 격리음압병상 운영병원으로, 1월 26일 첫 국내 환자(3번)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63명을 완치, 퇴원시켰다.
김 원장은 “정부가 연휴인 15일 이후인 23일부터 전국적으로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했지만, 시행 초기 4, 5일가량은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았다”며 “광화문집회의 영향도 있지만 거리 두기가 완벽하게 지켜지지 않으면서 하루 확진자가 400명까지 폭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발생 분위기라면) 다음 주엔 1,000명까지 늘어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 여부는 이번 주말 확산세를 보고 결정할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하루 확진자가 200명 이하로 떨어진다면 3단계까지 가지 않아도 대처가 가능하다”며 “다만, 전날처럼 400명대가 또 반복된다면 거리 두기 3단계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지금 상황을 ‘대유행 폭발 직전 단계’로 진단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치료 병상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고 있고,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김 원장은 “현재는 물살이 빨라지기 전이지만, 한번 빨라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며 “정부와 각 지자체가 그날그날 병실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상상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유행 고비를 잘 넘긴다고 하더라도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와 겨울에 또 다른 대유행 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원장은 “4일간의 추석 연휴에 많은 국민이 이동한다는 점에서, 겨울철은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코로나 사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그 전에 이번 코로나 사태를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세계 각국의 백신 개발 경쟁과 관련, “백신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초기엔 불완전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2년은 더 이어질 수 있다”며 “내후년까지는 마스크를 쓰고 다닐 각오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내년 초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임상시험 등 개발 기간이 워낙 짧아 효능과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다.
김 원장은 또 코로나19 방역 문제가 정치 쟁점화되는 것에도 경계했다. 그는 “경제가 멈추는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 3단계까지 가지 않더라도, 현 2단계에서 전국민 마스크 착용, 식당 테이블 반으로 줄이기 등 3단계에 버금가는 방역대책이 필요하다”며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방역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사태가 정치 문제로 비화하지 않도록 각종 공방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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