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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대망론 확산... 총재 선출방식 둘러싼 갈등 조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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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대망론 확산... 총재 선출방식 둘러싼 갈등 조짐도

입력
2020.08.30 21:00
수정
2020.08.30 21:08
2면
0 0

스가, 니카이 만나 총재 선거 출마 의향 밝혀
호소다ㆍ니카이파 등 지원 가능성에 대망론
'이시바 견제' 당원투표 배제 움직임에 이견도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해 4월 도쿄 총리관저에서 새 연호인 '레이와'를 발표하고 있다. 당시 '레이와 아저씨'라는 애칭을 얻으며 전국적 지명도를 얻었고, 아베 신조 총리의 사의 표명 이후엔 유력한 '포스트 아베' 후보로 급부상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해 4월 도쿄 총리관저에서 새 연호인 '레이와'를 발표하고 있다. 당시 '레이와 아저씨'라는 애칭을 얻으며 전국적 지명도를 얻었고, 아베 신조 총리의 사의 표명 이후엔 유력한 '포스트 아베' 후보로 급부상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격 사의 표명 후 집권 자민당에서 새로운 총재 선출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간 ‘포스트 아베’로 나설 가능성을 부인해 온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30일 총재 선거 출마 의향을 공식화했고, 지도부에 일임한 총재 선출방식에 따라 후보 간 유ㆍ불리가 갈리면서 이를 둘러싼 당내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29일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국회대책위원장 등과 회동에서 다음달 13~15일 양원(중의원ㆍ참의원) 의원총회에서 전국의 당원투표 없이 새 총재를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총재 선출방식은 내달 1일 당 총무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자민당 규칙에 따르면 통상적인 당 대표 선거는 12일 이상의 선거기간을 두고 당 대회를 개최해 국회의원(394표)과 지방당원(394표) 투표로 결정한다. 다만 긴급을 요하는 경우 선거기간 규정 없이 양원총회에서 국회의원(394표)과 도도부현(광역지방자치단체) 대표(141표) 투표로 정한다. 지도부가 염두에 둔 양원총회로 선출할 경우 국회의원 투표 비중이 그만큼 커진다.

당 지도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정치 공백을 줄이기 위해 양원총회에서 선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2007년 9월 아베 총리가 중도 사퇴했을 때에도 양원총회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를 총재로 선출한 바 있다.

그러나 당 내에선 지방당원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아베 총리의 정적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견제를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시바파에서도 ‘밀실정치’라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젊은 의원들은 당원투표를 포함한 통상적인 선출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아 31일 지도부에 제출할 방침이다.

총재 선출방식을 두고 이견이 제기되는 배경에는 후보간 유ㆍ불리를 좌우하는 데다 선거를 앞둔 이해관계와 관련돼 있다. 약식으로 총재를 선출할 경우 아베 총리를 포함한 현 지도부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될 수 있다. 그러나 지역 기반이 취약한 젊은 의원들은 다음 중의원 선거를 위해 전국적으로 지지를 받는 새 인물이 당의 얼굴로 나서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포스트 아베 주요 후보 3인. 그래픽=송정근 기자

포스트 아베 주요 후보 3인. 그래픽=송정근 기자

한편 최근 급부상한 스가 장관이 출마 의향을 밝히면서 포스트 아베 경쟁구도도 요동치고 있다. 그는 전날 총재선거의 키를 쥔 니카이 간사장과의 회동에서 출마 의향을 전했고 니카이파(47명)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카이 간사장은 “열심히 하시라”는 덕담을 건넸다고 한다.

스가 장관은 그간 차기 총재와 관련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두문불출한 동안 정부 정책을 진두지휘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아베 총리도 지난달 월간지 인터뷰에서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라고 힘을 실었다.

그는 특정 파벌에 소속되지 않았지만 지지하는 의원이 웬만한 파벌규모인 30명을 확보하고 있다. 니카이 간사장은 자신의 연임을 위해 스가 장관과 손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주변에서도 코로나19 대응 등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총재 잔여 임기(1년)에 등판할 ‘구원투수’로 적격이란 견해가 많다. 아베 총리가 속한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98명)에서 유력한 후보가 없는 것도 스가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과 이시바 전 간사장에겐 빨간 불이 켜졌다. 한때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된 기시다 정조회장은 28일 저녁 아베 총리의 사저를 방문해 친분을 과시했으나 후계 선정 지원에 대한 언급을 듣지 못했다. 스가 장관의 출마로 호소다파 등으로부터 지원에 차질을 생긴 그는 제2 파벌인 아소파(54명) 수장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와 회동하며 세력 확보에 나섰다.

이시바 전 간사장도 이중고에 처했다. 자신에게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총재 선출방식 논의에다 세력 확장을 위해 손을 내밀었던 니카이파가 스가 장관을 지원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 차례의 총재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터라 양원총회에서 선출하는 방식으로 결정될 경우 출마 자체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뒤 퇴장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뒤 퇴장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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