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육탄전' 논란에 휘말린 정진웅(52ㆍ사법연수원 29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감찰하던 정진기(52ㆍ27기)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감찰부장은 최근 검찰 중간간부 인사 발표 이후 법무부에 사직서를 냈다. 그는 최근까지 정 부장검사가 야기한 '한동훈 검사장 독직 폭행' 사건의 감찰을 맡았다가 이번 인사에서 대구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서울고검은 최근 이 사건을 정식 수사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정 부장검사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감찰은 물론 수사도 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을 받던 정 부장검사는 이번에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서울지검 북부지청(현 서울북부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정 감찰부장은 특별수사부, 강력부는 물론 형사ㆍ공판부를 두루 거쳤다. 화력발전소 입찰ㆍ납품 비리 사건(2012년) 및 한화그룹과 현대가 2ㆍ3세의 마약 복용 사건(2013년) 등 직접수사에서 큰 성과를 냈으며 형사ㆍ공판부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 때 유사수신 사건 재판 도중 기록을 재검토해 추가기소를 이끌어낸 게 대표적이다. 이후 광주지검 목포지청장, 의정부지검 차장검사 등을 거쳤으며 올해 2월 서울고검 감찰부장으로 임명된 지 반년만에 검찰을 떠나게 됐다.
이번 인사 발표 전후로 정 감찰부장 외에도 검찰 내에서 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검찰 내 손꼽히는 '특별수사통' 검사 중 한 명인 박길배(51ㆍ29기)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가 이번에 부산고검 검사로 좌천성 인사를 당한 뒤 검사복을 벗게 됐다. 정순신(54ㆍ27기)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 이재승(46ㆍ30기)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 김우석(46ㆍ31기) 전주지검 정읍지청장 등도 인사 직후 사직서를 냈다. 인사 전에도 이선욱(50ㆍ27기) 춘천지검 차장검사와 김영기(50ㆍ30기) 광주지검 형사3부장 등 7명이 사의를 표명해 의원 면직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 한 두 건의 폼 나는 특수사건으로 소수에게만 승진과 박탈의 기회와 영광이 집중돼 왔다"며 형사ㆍ공판부에서 묵묵히 일해 온 검사들에게 인사를 통해 고른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두고 친정부 성향 검사 '줄세우기'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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