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브 차기 총리 "경제 위기 해결 위해 IMF협정 우선"
해결사로 나섰지만 빠른 내각 구성 등 쉽지 않을 수도
대폭발 참사로 황폐해진 레바논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무스타파 아디브 전 주독일 대사가 차기 총리로 지명됐다. 지난 10일 하산 디아브 전 총리 내각이 수도 베이루트 폭발 참사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지 20여일 만이다. 아디브 신임 총리는 즉각적인 개혁을 언급했지만 여러 산적한 과제가 많아 레바논의 변화를 이끌기엔 꽤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디브 신임 총리는 31일(현지시간)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뒤 연설에서 "국제통화기금(IMP)과의 협정을 위해 새 정부가 구성되고 개혁이 즉각 시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폭발 참사 이후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정치ㆍ경제 등 레바논 재건을 위한 개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아운 대통령은 이날 의회와 협의를 거쳐 아디브 전 대사를 새 총리로 지명했다. 아디브 신임 대사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지를 얻었고, 의회에서 재적 의원 128명 중 90명으로부터 찬성표를 받았다. 이슬람 수니파 출신인 아디브 신임 총리는 법학 및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3년부터 독일 대사를 역임했다.
18개 종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레바논은 정파 간 권력 안배를 위해 헌법에 따라 내각을 구성한다.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에서,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출신이 각각 맡도록 되어 있다.
아디브 신임 총리가 말한대로 레바논의 경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통화가치는 최대 80%까지 침몰했고, 마비된 은행 시스템은 예금을 움직이지 못하게 해 빈곤과 실업을 가속화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레바논은 지난 3월 디폴트(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IMF와 구제 금융 지원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상황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베이루트 폭발 참사로 현재까지 200여명이 사망하고 6,000여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당시 항구에는 6년여간 인화성 물질인 질산암모늄 2,750톤이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분노를 야기했고, 반(反)정부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20여일 만에 아디브 신임 총리가 해결사로 나섰지만 신속한 내각 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새 내각 구성에도 정파 갈등이 벌어지기 때문에 수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국제사회에서 원조를 받기 위해서는 개혁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어 아디브 신임 총리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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