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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5년 새 나랏빚 660조→1000조... "경제 살려 갚겠다"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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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5년 새 나랏빚 660조→1000조... "경제 살려 갚겠다" 가능할까?

입력
2020.09.01 15:20
수정
2020.09.01 20:54
4면
0 0

문 정부, 3년 연속 확장재정 기조
지난해 40% 국가채무비율 22년 50%, 25년엔 60%? ?
이마저도 '경기 회복시' 전제... "재정준칙 시급" 우려


정세균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대규모 적자재정을 2년 연속 편성하면서 국가 재정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흔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10%보다 훨씬 낮다"고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처음 40%대에 진입했지만, 2022년 50%를 넘어 2025년에는 60%선도 돌파할 전망이다.

이마저도 향후 경기회복을 전제로 한 것이라,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속히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적자 2배 늘린 556조 초슈퍼 예산

1일 정부가 2021년 예산안과 함께 발표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에 따르면, 내년 정부의 총 지출 규모는 555조8,000억원으로 '슈퍼 예산'으로 불렸던 올해 본 예산보다 43조5,000억원(8.5%) 더 늘었다.

반면 내년 정부 총 수입은 국세수입 감소 등 영향으로 0.3% 증가한 483조원에 그칠 전망이다. 수입보다 지출이 약 73조원 더 많은 대규모 적자재정을 편성한 것이다.

정부는 총 지출 증가율이 총 수입 증가율을 앞지르는 확장 기조 예산을 벌써 3년 연속 편성 중이다. 특히 올해 본 예산은 지출액이 수입액보다 많은 적자재정(-31조원)을 10년 만에 처음 편성했는데, 내년에는 이런 적자규모를 73조원으로 2배 이상 더 키운 적자재정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이에 적자를 메우기 위한 적자국채 발행 규모도 매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올해 대비 약 50% 늘어난 89조7,000억원 어치의 역대 최대 규모 적자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문정부 임기말 나랏빚 1000조 돌파 전망

자연히 재정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첫해인 2017년 660조2,000억원이던 국가채무는 올해 800조원을 넘어, 내년 945조원, 집권 마지막 해인 2022년에는 1,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40%대로 관리하겠다"고 했던 국가채무비율도 빛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미 올해 1~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43.5%까지 뛰어오른 국가채무비율은 내년 46%를 넘고 2022년에는 50%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전망치에 따르면 2024년 국가채무비율은 58.3%에 달해, 2025년에는 60%를 넘을 게 확실시되고 있다. 올해 본예산을 짤 때만 해도 39.8%에 불과했던 국가채무비율이 60%에 도달하는 데 5년 밖에 안 걸리는 셈이다.

이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과 같은 비상 경제 상황에서는 적자를 감내하면서라도 재정에 요구되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다만 재정 운용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2024년 국가채무비율은 50%대 후반에서 관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가 채무.

국가 채무.


"강제력 있는 재정준칙 시급"

문제는 국가채무비율 증가 속도가 정부 전망치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향후 경기가 회복돼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이 4%대에 달할 것을 전제로 이 수치를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의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가 0.6%인 현실에서, 내년 4%대 성장률은 너무 낙관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안일환 기재부 2차관도 "경상성장률이 떨어지면 국가채무비율이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향후 4년간 연평균 3.5% 증가할 것이란 정부의 재정수입 전망도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내년 성장률도 크게 하락할 경우 재정 수입의 60% 이상인 국세 수입이 급감할 게 뻔하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내년 국세 수입은 올해보다 1% 남짓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지만, 2022년부터는 경기가 개선돼 세수 증가율이 2.8%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국가부채나 재정적자 한도를 법으로 강제하는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이런 지적을 감안해 조만간 자체 재정준칙을 공개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가 구체적인 목표치와 구속력이 없는 이른바 ‘유연한 준칙’ 도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정준칙 도입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제가 어려울 때 재정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게 문제"라며 "증세로 국가 수입을 늘리거나, 엄격한 재정준칙을 도입해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제어하는 등 실효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세종= 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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