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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154명…"일반병동에 코로나 중환자 밀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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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154명…"일반병동에 코로나 중환자 밀어넣고 있다"

입력
2020.09.03 17:10
수정
2020.09.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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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중환자 병상 정부는 43개라지만
대한중환자의학회는 "5개 불과"
정부 "134명 정점" 예상 열흘만에 뒤집어져

주영수 코로나19공동대응상황실장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중환자 수는 8월말이나 9월초 134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3일 중환자 수가 150명을 넘어서며 이런 예측은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주영수 코로나19공동대응상황실장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중환자 수는 8월말이나 9월초 134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3일 중환자 수가 150명을 넘어서며 이런 예측은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 수가 연일 기록적으로 늘어나며 중환자들이 제 때 인공호흡기를 달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국이 전망한 중환자수 추계는 열흘도 안돼 틀린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부가 발표하는 가용 병상 집계 역시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ㆍ중증 환자(중환자) 수는 154명으로 전날 123명보다 31명 증가했다. 중환자 수는 지난달 30일 이후 매일 20~30명씩 늘고 있다.

150명이 넘는 중환자 수는 정부가 예측한 최다 중환자 수보다 20명이나 많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은 앞서 지난달 25일 "코로나19 중환자 수가 8월 말이나 9월 초에 134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낙관적 예측을 바탕으로 세운 수급 계획은 중환자 병상 부족을 부른 한 원인이 됐다. 중수본이 밝힌 2일 기준 환자가 즉시 들어갈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은 수도권 10개(서울 9개, 경기 0개, 인천 1개) 등 전국 43개에 그친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제보다 부풀려진 숫자라고 의료계는 지적한다. 정부와 함께 중환자 병상 대책을 마련해온 대한중환자의학회의 홍석경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위원(서울아산병원 교수)은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정부 집계는 의료진이 없는 병상까지 전부 포함한 것으로 의학회가 집계한 오늘(3일) 가용 중환자 병상은 5개에 그친다”며 “종합병원들끼리 카카오톡 단체 채팅으로 중환자 병상 상황을 공유하며 전원을 요청하는 긴박한 상황이 매일 이어진다”고 전했다.

혼란 중 모든 것이 일사불란하게 돌아갈 수 없겠지만, 미처 준비가 안 된 병상이 중환자용으로 사용된다는 폭로도 나온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 분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서울시립 보라매병원이 일반 병동에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막무가내로 밀어 넣고 있다”며 “(매뉴얼과 달리) 간호사 1명이 중증환자 여러 명을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1곳 이하 지역. 그래픽=강준구 기자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1곳 이하 지역. 그래픽=강준구 기자

비수도권 역시 중환자실 수급이 원활치 않다. 중수본 집계를 보면 대전, 경기, 강원, 충남, 전북 지역에는 2일 현재 남은 중환자 병상이 단 한 개도 없다. 이들 지역에서 중환자가 생기면 한 권역(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등) 내 다른 시ㆍ도로 옮기라는 것이 현재 방침이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다. 가령 호남권은 가용 중환자 병상이 광주 1개, 전남 1개, 전북 0개에 머문다. 이 권역에서 중환자가 한번에 3명 이상 생기면 누군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당국은 급한 대로 권역간 ‘병상 품앗이’ 대책을 내놓았다. 이창준 중수본 환자병상관리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천지 집단감염 발생 당시) 대구ㆍ경북에 환자가 많이 생겼을 때 광주ㆍ전남 쪽에서 일부 환자를 흡수해줬다”며 “호남권에 (중환자가 추가로)생기는 경우 필요하면 영남권, 특히 대구ㆍ경북 쪽에 병상 공유를 부탁 드리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환자의학회 홍석경 위원은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에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늘릴 것을 요구하지만, 일반 중환자와 섞이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코로나19 환자만 입원할 거점 병원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중환자 병상을 마련할 체계적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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