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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일하는 의사들에 사과하라" 文 '편 가르기' 비판 靑 청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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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일하는 의사들에 사과하라" 文 '편 가르기' 비판 靑 청원 등장

입력
2020.09.0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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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사 "파업 의사 짐, 남은 의사들이 짊어져"
"의사-간호사 분열 유도… 대통령 글로 억장 무너졌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정책과 관련한 합의문을 타결한 가운데 4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이 피켓 시위를 마친 뒤 본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정책과 관련한 합의문을 타결한 가운데 4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이 피켓 시위를 마친 뒤 본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간호사 격려 글이 의사-간호사 '편 가르기' 논란으로 확대된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병원에 간호사만 있냐"며 이를 비판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지방 사립대 전임의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3일 국민청원에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의사들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다'는 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먼저 "동거동락 하던 같은 과 전공의들이 병원을 나간 지 11일이 됐고, 11일 동안 저는 병원 한 켠의 당직실 침대에서 쪽잠을 잤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병원에 남아있는 건 특별히 환자에게 헌신적이라서가 아니고, 교수님이 무섭다거나 다른 전임의들의 눈치를 봐서도 아니다"라며 "그저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모든 의사들이 병원을 나서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호사 선생님들이 힘들지 않다는 것이 아니지만, 남아 있는 것은 간호사만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읽으며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청원인은 의사와 간호사가 하나의 '팀'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 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이 아니라 의료진이고, '감정노동까지 시달려야 하는 간호사분'이 아니라 의료진"이라며 "이 시국에 굳이 간호사에게 저런 메시지를 보내며 분열을 유도하고, 남아있는 의사들에게 박탈감을 안기냐"고 비판했다.

또 "전공의들이 병원 걱정하지 않고 나가서 싸울 수 있게, 환자를 버리고 병원을 나섰다는 욕을 듣지 않게 이 악물고 버티고 있었다"며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은 남아있는 의사들이 짊어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일주일에 80시간 넘게 하던 일, 저희가 아무리 뼈를 갈고 살을 갈아도 부족하다"면서도 "환자에 피해가 없게 하려고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부와 문 대통령을 향해 "이번 시국을 통해 한명의 의사로서 정부가 얼마가 거대하고 강한지 느꼈다"며 "분열과 대립이 아니라 저 젊은 의사들에게 관용과 신뢰를 심어달라. 그게 대통령이 할 일이다"라고 호소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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