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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개들 앞에서 마취도 없이 고통사"… 최악의 유기견 보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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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개들 앞에서 마취도 없이 고통사"… 최악의 유기견 보호소

입력
2020.09.08 17:00
수정
2020.09.08 17:11
0 0

비구협, 경남 고성군 유기견 보호소 방문 조사
비구협측 "수의사와 담당 공무원, 사법 조치할 것"
고성군 "지적한 부분 맞다... 문제점 고치는 중"

경남 고성군 유기동물 보호소 내 개들이 철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보호소의 불법 안락사 실태를 확인하고 고발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경남 고성군 유기동물 보호소 내 개들이 철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보호소의 불법 안락사 실태를 확인하고 고발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경남 고성군 유기동물센터가 보호 중인 유기견들을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마취제를 사용하지 않고 불법 안락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불법이 드러난 이후에도 보호 중이던 유기견 16마리를 추가 안락사 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따르면 8일 기준 고성군 보호소는 최근 1년 동안 안락사 비율이 79.8%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반면 입양률은 전국 최하위 수준인 6.6%에 불과하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이날 전국 시 보호소 전수조사 중 고성군 유기견 보호소에서 불법 안락사 현장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7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최악의 비밀 보호소 경남 고성군청을 고발한다'라는 게시글을 통해 상황을 전했다.

경남 고성군 유기동물보호소는 소 축사 한켠에 마련되어 있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경남 고성군 유기동물보호소는 소 축사 한켠에 마련되어 있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구협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담당 공무원 2명과 고성군 보호소를 방문 조사한 결과, 고성군과 2010년 2월부터 12년째 위탁계약을 통해 유기견 동물보호센터를 운영해 온 동물병원이 유기동물들을 소 축사 시설 한 켠에서 관리해 온 것을 확인했다.

이들에 따르면 동물보호센터의 필수 시설인 격리실, 진료실 등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고, 개체관리카드 상 보호 중인 동물의 숫자도 일치하지 않았다.

특히 비구협에 따르면 위탁을 받은 동물병원 수의사는 다른 유기견들이 보는 앞에서 유기견을 안락사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는 행위"를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제8조 2항을 어긴 것이다. 더구나 마취를 하지 않고 호흡 마비를 불러 일으키는 석시콜린(근육이완제)만으로 안락사를 하고 있었다. 동물보호법 제22조 3항에 따르면 '동물의 안락사는 반드시 마취를 한 뒤 심장정지·호흡마비를 유발하는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외에도 위탁병원은 유기동물 보호 명목으로 ㎏당 1만2,000원을 사료비로 책정 받아왔지만 실제 10분의 1수준인 1,200원짜리 가장 낮은 품질의 사료를 급여하고 있었다.

비구협은 또 보호 중인 동물들이 피학대 동물에 해당하므로 먼저 격리조치하고 군 보호소가 정상화될 때까지 운영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지난달 31일과 4일 또 다시 두 차례 더 16마리에 대한 안락사가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

경남 고성군 유기동물 보호센터는 불법이 드러난 이후에도 16마리의 안락사를 시행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경남 고성군 유기동물 보호센터는 불법이 드러난 이후에도 16마리의 안락사를 시행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위의 모든 범법행위는 현장 조사에서 위탁자 수의사와 담당 공무원들이 모두 시인하고 확인된 사실"이라며 "수의사와 담당 공무원들을 동물보호법 위반과 횡령혐의로 사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성군은 해당 사실 대부분을 시인했다. 고성군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해서 "지적한 내용이 대부분 맞다"며 "지적 받은 부분에 대해 개선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겨진 유기동물들을 새로운 곳으로 옮기려고 하고 있다"며 "문제가 된 위탁업체 역시 새로운 곳으로 바꾸거나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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