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김영화의 정치행간’은 의회와 정당, 정부와 청와대 등에서 현안으로 떠오른 이슈를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치열하게 다투다가도 타협을 이끌어내는 게 정치입니다. 그 이면의 합의와 조정 과정을 따라가며 행간 채우기를 시도합니다.
극우를 증오와 적대의 정치로 무장한 극단주의 집단이라고 정의한다면, 8ㆍ15 광복절 집회를 강행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만큼 극우의 대명사로 어울리는 존재는 없을 법하다. 방역당국에 도전하며 좌충우돌하다 본인이 확진자가 된 것은 물론 코로나 재확산을 몰고 온 장본인으로 낙인 찍혀 결국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그의 지난 언행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 극우세력의 민낯과 보수 정당과의 밀월 관계를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다.
전 목사가 극우 기독계를 대표해 본격적으로 정치 목사가 된 것은 2007년 대선 무렵부터다. 당시 “이명박 장로를 찍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지우겠다”는 대선 개입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2008년에는 아예 '기독사랑실천당'을 창당해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정치적으로 반공ㆍ친미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며 동성애, 이슬람교,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보수 개신교의 근본주의를 대변했다.
지난해 1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된 뒤에는 노골적으로 보수 정당과 밀월 관계를 이어갔다. 지난해 3월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 “한국당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200석을 획득하면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제2의 건국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한국당은 반대 급부로 전 목사가 주축이 된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와 함께 몇 차례의 대규모 도심 집회를 함께 하며 전 목사의 영향력을 키워줬다. 급기야 황 대표는 지난해 10월 전 목사가 주최한 문재인 퇴진 철야 농성장에 참석했고, 11월에는 청와대에서 벌인 황 대표의 단식 농성장에 전 목사가 찾아와 응원했다.
전 목사의 언행은 종교의 범주를 넘어선 지 오래이고, 반사회적 패륜과 행패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문재인은 북한의 간첩” “좌파 종북주의자들이 세월호 사고가 난 것을 제일 좋아하더라”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 등의 발언이 특히 논란이 됐다. 또 “코로나19에 걸려도 애국이다. 걸렸던 병도 낫는다”는 비합리적 주장을 일삼더니, 결국 사랑제일교회에선 1,000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광화문 집회에서도 500여명이나 감염됐다. 이 정도면 목회자가 아니라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파탄 내는 '악성 바이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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