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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정부-탈레반, 19년 만에 얼굴 맞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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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정부-탈레반, 19년 만에 얼굴 맞댔지만...

입력
2020.09.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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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목표 역사적 평화협상 개시?
정치체제 등 이견 커 합의는 난망
"탈레반 여성착취", 여성인권 우려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무장단체 탈레반의 평화회담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이 진행되고 있다. 도하=EPA 연합뉴스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무장단체 탈레반의 평화회담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이 진행되고 있다. 도하=EPA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현지 무장단체 탈레반이 19년 만에 전쟁 종식을 위한 역사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올해 2월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합의 체결 이후 양측이 주요 현안을 놓고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 것이다. 하지만 오랜 반목의 역사가 증명하듯 양측이 내세우는 국가체계 등 핵심 쟁점에서 입장 차가 커 최종 합의까지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1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회담의 서막을 열었다. 양측 대표 외에 카타르 정부 관계자와 협상 중재격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등도 참석했다. 당초 회담은 3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포로 교환 등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7개월 만에 첫 발을 떼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그간 미ㆍ탈레반 평화합의에 따른 포로교환이 마무리됐고 아프간 주둔 미군의 단계적 철수 계획도 공표됐다. 탈레반 대원과 아프간군은 각각 5,000명, 1,000명씩 교환 석방됐다.

이번 회담의 최종 목표는 물론 2001년 시작된 아프간 전쟁을 완전히 끝내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당시 탈레반이 9ㆍ11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비호했다는 이유로 침공을 전격 감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지금 순간까지 도달하기 위해 노력과 희생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전 세계가 (회담) 성공을 바라고 믿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거듭된 지연 끝에 열린 회담은 지속적인 공존 방법을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단 테이프는 끊었지만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영국 BBC방송은 “양측이 휴전 시기, 정치체제 형태, 개인 자유의 범위 등 광범위한 쟁점에서 큰 의견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권력공유를 위한 협상인 만큼 수많은 의제에서 어느 쪽이 얼마나 양보를 하느냐를 놓고 부딪힐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양측이 추구하는 정치체제부터 전혀 다르다. 탈레반 공동창립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개회사에서 “아프간은 이슬람율법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고 못박은 반면, 아프간 정부는 서구 민주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한다. 이런 차이는 개인의 자유나 인권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이어진다. BBC는 “특히 탈레반과 협상이 진전될 경우 취약한 여성권리가 희생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하면서 여성과 소수민족 등의 기본 자유를 전부 박탈한 전력이 있다. 이번 협상단 구성원 중에도 여성은 한 명도 없다. 여성 인권이란 용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집단이다.

때문에 문서화하고 단일한 협정 조항이 나오기까지 적어도 수년은 걸릴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정부 협상단은 접점 찾기가 쉬운 휴전부터 확정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인구 3,000만 국가에서 지금도 하루에 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올 만큼 아프간에선 포연이 가시지 않고 있다. NYT는 “탈레반이 정치적 해결 전에 영구 휴전에 동의하긴 어렵고 원활한 회담을 위한 인도주의 차원에서의 휴전을 제안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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