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분쟁해결기구 전문가 패널
"美, 中의 불공정 관행 증명 못 해"
中은 보복관세 부과 정당성 얻어
세계무역기구(WTO)가 15일(현지시간) '무역전쟁'의 도화선이 됐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를 무역규칙 위반이라고 결정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를 사실상의 위법행위로 판단한 것이어서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WTO의 1심 재판부 격인 분쟁해결기구(DSB) 전문가 패널은 이날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도용하는 등 미국의 이익에 해로운 행위를 했다는 트럼프 정부의 주장에 대해 반대 판결을 내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고율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하면서 내세운 명분이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WTO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 및 동맹국을 겨냥해 전방위적으로 시도한 고율관세 부과에 대한 첫 번째 판결이다.
패널은 미국이 2018년 7~9월에 2,500억달러(약 295조원)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한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패널은 "미국의 조치가 중국산 제품에만 적용된 것은 1994년 제정된 관세무역일반협정(GATTㆍ가트)의 1조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패널은 이어 "(미국은) 추가관세가 부과된 중국 상품이 중국의 불공정한 관행으로부터 혜택을 받았다는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면서 "이 상황에서의 추가관세 부과는 국제 무역 규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의무에 부합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그간 중국 상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가 자국의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에 따른 정당한 조치였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날 WTO의 판단으로 근거를 잃게 됐다.
미국의 행위가 규정 위반이라는 결정이 나오면서 중국이 미국에 맞대응 차원에서 부과한 보복관세는 정당성을 얻게 됐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미국은 WTO의 결정에 항소할 수 있으나 현재 WTO 상소기구의 기능은 미국이 위원 임명을 지속적으로 저지함에 따라 사실상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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