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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돌아가겠다"… 의식 찾은 나발니, 푸틴에 선전 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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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돌아가겠다"… 의식 찾은 나발니, 푸틴에 선전 포고

입력
2020.09.16 18:41
수정
2020.09.16 21: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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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주 않고 러시아서 하던 일 할 것"
독살미수 사건으로 정치적 영향력 커져
'EU 등 서방에서도 중요 인물 부상' 평가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9월 2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공정선거 촉구 시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9월 2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공정선거 촉구 시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반(反) 푸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독극물 중독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나발니는 증상이 호전되자마자 귀국 의사를 밝혔다. 정치적 위상이 한껏 높아진 그는 36년 장기집권의 길을 튼 푸틴에게 성가진 존재가 돼 러시아로 돌아오게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15일(현지시간) 나발니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사진을 게재한 소식을 전하며 "나발니는 건강을 되찾으면 러시아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날 NYT는 독일 사법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나발니가 독일로 이주하지 않고 러시아로 돌아가 하던 일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도 이날 트위터에서 "나발니가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이상하다"며 "다른 방안은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나발니가 이처럼 상태가 호전된 데 대해 NYT는 "러시아 야권에 다시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발표된 지방선거 투표 결과 나발니가 방문했던 시베리아 톰스크와 노보시비르스크 시의회에서는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다수당 지위 확보에 실패했다. WP는 "푸틴 대통령은 18개 지역 주지사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한 점을 부각시키지만 나발니가 푸틴 측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선거 결과"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15일 인공호흡기를 떼고 가족과 함께 병상에 앉아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왼쪽부터 딸 다리아와 아들 자하르, 나발니, 부인 율리아. 알렉세이 나발니 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15일 인공호흡기를 떼고 가족과 함께 병상에 앉아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왼쪽부터 딸 다리아와 아들 자하르, 나발니, 부인 율리아. 알렉세이 나발니 인스타그램 캡처

독극물 중독에 따른 장기적 후유증이 우려됐던 나발니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제 국제사회의 관심은 러시아 압박에 더욱 집중되게 됐다. 이미 독일ㆍ프랑스ㆍ스웨덴 정부는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됐다고 확인했고, 독일에서는 러시아와 연결되는 가스관 '노르드스트림2' 가동 재고까지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 독살 의혹을 부인하는 기존 입장을 더 강경하게 고수하려는 분위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나발니 사건의 정치화를 중단하라"고 거듭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나발니가 대수롭지 않은 존재로 보이기를 원해 그의 이름조차 입에 올린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독살미수 사건 이후 나발니가 얼마나 중요한 라이벌인지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카네기 모스크바센터 선임연구원은 "나발니는 러시아에서 더 인정 받는 인물이 됐고, 특히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에서도 중요한 인물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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