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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엄호하는 與 의원들... " '과잉방어' '황당옹호'에 빈축만"

입력
2020.09.19 11: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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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중 특혜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야당의 집중적인 의혹 공세에 추 장관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이 엄호에 나서면서 여야 공방이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특히 과하다 싶을 정도의 민주당 엄호가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 심지어 안중근 의사까지 소환했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뒤늦게 사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선 한 민주당 의원은 정부를 상대로 질문은 않고, 추 장관 엄호 발언에만 시간을 써 뒷말을 낳았다. 민주당의 이런 태도가 오히려 추 장관 아들에 대한 의구심을 키워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추가로 제기될 의혹이 마땅치 않은 국민의힘 등 야당들은 이런 민주당의 태도를 빌미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추 장관에 대한 민주당의 과도한 엄호와 이에 따르는 논란이 무엇인지 한국일보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나를 돌아봐(돌아봐)= 추미애 장관 엄호에 나선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독립운동가인 안중근 의사 글귀를 인용해 논란이 됐습니다. 어떤 배경에서 나온 얘기인가요.

연두 담쟁이(담쟁이)= 어쩌면 '예견된 사고'랄까요. 여권에선 한결같이 이런 말을 해왔어요. 추 장관 아들이 '그렇게 무릎이 아픈데 군 복무를 한 일 자체가 칭찬받을 일'이라는 뜻의 말이요. 설훈 의원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랬고, 추 장관 역시 '다시 신체검사를 받았으면 군대에 안 가도 됐을 텐데 엄마가 공인이라 재검을 안받고 군대에 갔다'고 말했거든요. 물론 사실관계는 좀 다릅니다. 병무청에 따르면 같은 질병으로 군 면제를 받은 경우는 없다고 해요. 어쨌거나 여권에서는 '군에 간 일 자체가 칭찬받아 마땅한데 무슨 다른 논란을 지피느냐'는 식의 인식이 강했던거죠. 그렇다보니 박 원내대변인도 복무 자체가 칭찬받을 일이라는 취지로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 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는 논평을 낼 수 있었던 것이죠. 물론 부적절하단 비판이 쏟아지니 "물의를 일으켜 깊이 유감을 표한다, 앞으로 좀 더 신중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사과했습니다.

정릉 막걸리(막걸리)= 박 원내대변인의 안 의사 발언을 두고서는 여권 내부에서조차 질타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검찰 수사를 기다리자고 몸을 낮춰도 모자랄 판에 대변인이라는 사람이 국민들의 화를 자초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도 사석에서 “대변인 논평은 통상 실무 보좌관이 쓰고 대변인이 최종 검수하는 구조인데, 문제의 내용이 걸러지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돌아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도 '안중근 의사' 얘기를 꺼낸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죠.

광화문 찍고 여의도(찍고)= 의도야 어찌됐든, 의혹이 명명백백히 해소된 것도 아닌 서씨를 안중근 의사에 빗대 치켜세운 것은 나가도 너무 나갔죠. 국민의힘에서는 "(기소된) 윤미향 민주당 의원을 유관순 열사에 빗댈 판"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습니다. 윤봉길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독립운동 하신 분들이 이런 모습을 보려고 나라를 위해 헌신했을까 생각했다"고 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자신도 순흥안씨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사죄를 요구했죠.

소통관 펀쿨섹좌(펀쿨섹좌)= 박 원내대변인의 사과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두고 공격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적절하지도 않고, 공감도 되지 않는 이 비유야말로, 여권이 현재 문제를 인식하는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에서죠. 대정부질문이 끝난 18일에도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추 장관은 대정부질문에서 적반하장격으로 야당 의원들에게 억지와 궤변을 책임지라 하고, 고압적 자세로 윽박지르고, 아들이 안중근 의사의 위국헌신 정신을 실천해 왔다고 국민을 희롱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군에 가지 않아도 되지만 입대를 했기에 위국헌신 한 것이니 화랑무공훈자 추천서를 드린다"는 내용의 풍자 이미지를 첨부해 비꼬았어요.

돌아봐= 김태년 원내대표와 중진인 우상호 의원까지 구설수에 올랐다고 하는데.

영등포 청정수(청정수)=김태년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휴가 연장은 카톡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발언해서 논란이 됐습니다. 추 장관 아들 특혜의혹을 반박하기 위해서 전화뿐 아니라 휴대폰 메신저로도 휴가연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한다는 비판을 받은거죠.

담쟁이= 우 의원이 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고 말한 일이 불씨가 된 거죠. 논란의 핵심이 '황제휴가'에 있다보니, 굳이 황제휴가까지 갈 이유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을 하려던 취지였던 듯 합니다. 여기에 그렇다보니 백만명의 현역 출신들이 분노하지 않는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일부 카투사 출신 유권자들의 마음을 잃더라도, 논란을 종식시키는 효과가 있다면 무방하다고 판단했던 듯 한데, 다른 여당 의원들의 '과잉 방어' 논리와 맞물리며 빈축을 사기만 했습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추미애 장관과 관련해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추미애 장관과 관련해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돌아봐=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선 김종민 민주당 의원을 향해서도 뒷말이 무성한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막걸리= 정기국회의 대정부질문은 행정부 견제라는 국회 고유의 기능을 실현하는 자리입니다. 의원이 물으면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 장관들이 답하는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이 되죠. 그런데 김종민 의원은 지난 14일 대정부 질문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13분 동안 정작 질문은 하나도 하지 않은 채 추 장관 아들을 ‘변호’하기만 했습니다. 민주당 출신의 박병석 국회의장이 의장석에서 김 의원을 향해 “대정부질문은 정부 측과 일문일답이 원칙”이라고 주의를 줄 정도였죠. 사실 이날 노골적인 ‘추미애 감싸기’에 나선 건 김 의원뿐만이 아니었어요. 정청래 의원은 “엄마로서 마음 고생 심할 텐데 힘내시라”, “아들한테는 좀 미안한 마음이 듭니까, 요즘 들어?” 등 추 장관의 모성애를 부각시키는 질의에 집중했죠. 황운하 의원도 이번 논란에 대해 “가짜뉴스”, “반복된 왜곡 보도”라는 주장만 반복했어요.

청정수= 대정부질문 제도는 정부 국정 방향에 대해 입법부가 공식적으로 질문하고 견제하는 수단입니다. 이 제도가 여야간 정쟁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자 2003년 정부 관계자와 '일문일답'을 하되, 모두질문은 두지 않는 방향으로 국회법을 개정했죠. 그런데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15일 대정부질문에서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한 의혹에 반박하는 '강의'를 하는 데만 모든 시간을 소요한 겁니다.

돌아봐= 민주당 의원들이 무리한 엄호에 나서면서 사실관계가 다른 주장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고요.

담쟁이= 군의 조사, 검찰의 수사가 진행될 수록 스텝이 좀 꼬이는 모양새가 되고 있지요. 이를테면 '보좌관이 그런 일(전화)을 왜 하냐'는 해명은 '전화는 한 것 같은데 추 장관이 시킨 것은 아니다'로 후퇴했고요. '당직사병이 이미 승인된 휴가명령 몰라서 잘못 진술한 것'이라는 식의 해명 역시, 명령서가 휴가 시작 다음날 나온 것으로 드러나며 꼬이게 되었죠. 처음부터 추 장관이 "소설쓰시네"라는 '황당발언'만 안했어도, 사태가 여기까지 왔겠냐는 시선이 파다한 가운데, 이런 여권의 '황당옹호'가 시민 민심에 더 상처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를 우려했는지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부풀리기 같은 정치 공세는 국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면서도 "사실관계를 분명히 가리되, 과잉 대응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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