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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김조원 靑 떠나자 발탁? 이성용 공참총장 ‘강단’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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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김조원 靑 떠나자 발탁? 이성용 공참총장 ‘강단’ 눈길

입력
2020.09.23 07: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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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용(맨 왼쪽) 신임 공군참모총장이 공군참모차장이었던 2018년 8월 2일,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서 열린 고등비행교육과정 수료식에서 조종사들에게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매어주고 있다. 공군 제공

이성용(맨 왼쪽) 신임 공군참모총장이 공군참모차장이었던 2018년 8월 2일,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서 열린 고등비행교육과정 수료식에서 조종사들에게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매어주고 있다. 공군 제공


“공군 후배들을 위해 총대를 메는 강단의 리더십.”

차기 공군참모총장에 이성용(56ㆍ공군사관학교 34기)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이 낙점되자 공군 내부에선 이 같은 평가가 나왔다. 국방부는 21일 이 신임 총장 발탁 배경으로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정확한 업무처리 능력”을 꼽았지만, 후배들 사이에선 공군 발전을 위해 상부에 ‘할 말’을 하는 선배로 통한다. 2017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었던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앞에서 ‘소신 발언’을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2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공군참모차장이었던 이 총장은 김조원 KAI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후배들 목숨과 직결된 항공기 결함이나 수리 요구를 잘 챙겨봐 달라”는 취지로 강력히 요청했다고 한다. 공군은 KAI가 만든 고등훈련기 T-50와 경공격기 FA-50의 주 고객이다. 그러나 공군의 제품 개선 요구가 곧바로 반영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항공기에 목숨을 맡기고 타는 공군 조종사 입장에선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고충을 잘 아는 이 총장이 총대를 메고 KAI 수장 면전에다 이야기한 것이다. 이 총장 역시 F-5 전투기를 주기종으로 2,400시간 비행한 조종사 출신이다.

당시 이 총장의 발언은 '용감'한 것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김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하는 정권 실세로 통했기 때문이다. 1999년 적자에 시달리던 삼성항공과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의 항공 부문을 통합해 탄생한 KAI는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지분 26%)이 최대 주주다. 경영진 임명에 정권의 입김이 반영되는 구조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7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7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든든한 선배를 뒀다’는 공군의 자부심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려’로 바뀌었다. 김 사장이 지난해 7월 조국 민정수석 후임으로 낙점 되면서다. 민정수석이 정부 인사검증을 총괄하는 자리인 만큼, 차기 공군참모총장 1순위로 거론됐던 이 총장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설이 퍼졌다. 이 총장은 공군 기획관리참모부장과 공군참모차장 시절 F-35A 전투기와 KC-330 공중급유기 도입을 이끈 데 이어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을 주도,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자주국방의 적임자로 꼽히던 때였다.

공교롭게도 김 전 수석은 서울 강남 아파트 처분 거부 논란에 휘말려 지난달 청와대를 떠났다. 당시 군 안팎에선 “김 전 수석이 물러나면서 이성용 본부장이 무난히 총장 자리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 전 수석이 이 총장의 진급을 실제로 가로막았는지에 대한 '진실'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김 전 수석이 거취를 정리하고 이 총장이 진급한 시점은 미묘하다.

이 총장은 21일 내정 직후 “공군이 항공우주군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 받는 강한 공군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총장은 23일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을 예정으로, 임기는 23일 0시를 기해 시작된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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