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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어쩌다 타임지에 정은경 '소개글' 쓰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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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어쩌다 타임지에 정은경 '소개글' 쓰게 됐나

입력
2020.09.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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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 TBS라디오 인터뷰
"타임지가 소개 글 요청… 文, 흔쾌히 받아들여"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2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일시 중단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2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일시 중단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한국의 방역은 세계의 모범이 됐고 그는 방역의 최전방에서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해 K방역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타임 100)에 선정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 대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이렇게 소개했다.

또 소개 글을 통해 "한국에 첫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정 청장은 정부를 대표해 국민 앞에 섰고 매일 투명하게 상황을 발표했다"며 "질병관리청 최초의 여성 수장으로서 코로나 발생 6개월 전부터 '원인불명 집단감염 대응절차'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질병관리청을 준비된 조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2018년 타임 100에 선정됐던 문 대통령은 어쩌다 이번엔 소개 글 작성자로 나서게 됐을까. 이지수 청와대해외언론비서관은 2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타임지에서 연락이 왔다"며 소개 글을 쓰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 비서관에 따르면 7월 27일 타임지의 아시아편집장으로부터 정 청장에 대한 소개 글을 써줄 수 있겠냐는 메일이 왔다고 한다. 이 비서관은 "예전에는 이런 식이 아니었는데, 얼마 전부터 타임지 100인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 조금 변화가 있었다"며 "선정은 타임지가 엄격한 기준에 의해 하지만, 그 나라의 명사 내지는 그 분야에서 상당히 알려진 인물의 소개 글을 올리는 이런 식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방역 일선에서 너무 애써" 흔쾌히 수락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비서관은 또 "저도 제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보고 절차 라인을 따라서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다"며 "문 대통령은 정 청장이 고생을 하고 있고, 방역 일선에서 너무 애를 쓰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흔쾌히 써주겠다고 허락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소개 글을 쓰는 경우도 드물다. 힐러리 클린턴이나 미셸 오바마 등 대통령의 가족, 유력 인사가 소개 글을 종종 쓰기도 한다. 국가 최고 지도자급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개 글을 쓴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와 조이스 반다 전 말라위 대통령에 대해 소개한 엘런 존슨 설리프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 등이 있다. 그러나 흔치 않은데다 대부분 다른 나라 국가 원수에 대한 소개 글이다.

이 비서관은 "이번에는 방역 상황이다 보니 대통령이 (현 상황을) 잘 알고 있어서 요청을 한 게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청와대는 소개 글로 인해 청와대가 타임지에 정 청장을 추천한 것으로 비춰질까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비서관은 "예민한 문제일 수 있어서 추천서냐, 소개 글이냐는 단어를 두고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대통령이 추천한 게 아니니 추천서는 될 수 없다"며 "100인에 선정된 다음에 이 사람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는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등을 소개하는 방식이다"라고 밝혔다.

정 청장도 선정 사실을 타임지 발표 직전에야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제가 듣기로는 타임지에서 3일 전쯤에 축하 메일을 보냈다고 들었다"며 "청와대도 정 청장에게 언질을 안 해줬다"고 언급했다. 이어 "바쁜 사람에게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타임지에서) 보안을 요구해서 본인에게는 절대 알리지 않게끔 절차를 밟았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도 명단에 포함됐으나 청와대가 "정 청장이 유일한 한국인"이라고 밝혔던 것과 관련해서는 "타임지로부터 한국에는 정은경 청장밖에 없다는 답신을 받았는데, 말을 해줬더라면 이 논란이 없었을 것"이라며 "청와대도 (봉 감독이 포함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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