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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北에 피격당했는데…'평화'만 6번 언급한 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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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北에 피격당했는데…'평화'만 6번 언급한 문 대통령

입력
2020.09.25 18:30
수정
2020.09.25 21:5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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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 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 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도, 서욱 국방부 장관도 25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서해 공무원 북한 피격 사망 사건’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에 대한 유감 표명도 없었다. 전날 정부가 ‘북한군이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에게 의도적으로 총격을 가하고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어떤 수준의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 터였다.

문 대통령과 서욱 장관이 '의도적으로' 사건 언급을 피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기념식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피격 사건을 사과하는 통지문이 정부에 도착해 발언 내용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경기 이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조국의 안전과 평화를 만드는 강한 미래 국군으로 거듭날 것을 국민 앞에 굳게 다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자신의 힘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한 안보 태세를 갖춰야 평화를 만들고 지키고, 키울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는 대신 ‘평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4,100여자 분량의 기념사에서 ‘북한’ ‘규탄’이란 단어를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평화’라는 단어를 6번이나 썼다. “정부와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을 약속한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군 당국에 “경계 태세를 더 강화해 국민 생명과 안전보호를 위한 만반의 대비 태세를 확립하라”고 주문하는 것으로 피격 사건에 대한 메시지를 대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함께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함께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24일 공식 입장문에서 “북한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던 국방부도 마찬가지였다. 서욱 장관은 25일 환영사에서 “북한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북한’을 한 차례 거론했을 뿐, 피격 사건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서 장관은 “앞으로 우리 군은 국가 안보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오늘 현장에서 기념식을 지켜보면서 의아하고 울분을 참을 수 없었다”며 “우리 국민이 처참하게 죽어가는 와중에도 대통령은 평화 타령, 안보 타령만 늘어놓았다.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고 비판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제75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우리는 장기적으로 평화적 접근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며 정부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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