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257> 1세 수컷 ‘순두부’
지난 7월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입 주변이 움푹 파이고 짓무른 푸들을 구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상처가 난 주위에는 악취가 났고 파리가 꼬일 정도였는데요.
27일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활동가들은 푸들의 보호자를 찾아 학대 행위 여부에 대해 확인했지만 계속 말을 바꾸고,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아 격리조치를 취했습니다. 구조된 푸들은 사람에게 안기길 좋아하면서도 입 근처만큼은 손이 닿는 걸 거부했는데요. 물을 줘도 먹지도 않고, 짖지도 않고, 뼈가 만져질 정도로 마른 상태였는데 활동가들은 그저 상처가 심해서라고 추측했습니다.
하지만 마취 후 입 주변 털을 밀고 난 뒤 밝혀진 사실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고무줄이 푸들의 입을 옥죄고 있었던 겁니다. 검진 결과 푸들 입 주변 상태가 심각해 치료에 대한 전망도 어두웠는데요.
동물자유연대는 푸들이 잘 견뎌주기만을 바라며 수술을 진행했고, 다행히도 수술 경과가 좋아상처 부위는 빠르게 회복됐다고 합니다. 활동가들은 마냥 순하기만 한 푸들에게 '순두부'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지요.
구조 당시 괴사 상태를 감안하면 순두부의 입은 꽤 오랜 시간 고무줄로 묶여있었던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민주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순두부는 입 주위에 손길이 닿으면 고개를 옆으로 돌리거나 싫다는 표현으로 혓바닥을 낼름 거린다"며 "입을 열어도 더는 아프지 않은 게 좋은 것인지 큰 목소리로 우렁차게 짖는다"고 말합니다. 사람에게 학대를 받았지만 순두부는 사람을 무척 좋아하는데요, 특히 엉덩이를 만져달라며 활동가에게 몸을 맞대는가 하면 무릎 위로 올라와 품에 안긴다고 해요.
작고 여린 푸들의 입에 왜 고무줄을 묶어 놓았을까요. 푸들의 보호자가 밝힌 이유는 다름 아닌 ‘장난’을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내 돈 주고 샀는데 무슨 상관이냐", "죽지 않았으니 학대가 아니다"라고 주장까지 했다는데요. 이번 사건은 누구나 돈만 주면 반려동물을 사서 키울 수 있기에 발생한 문제라는 게 동물보호단체의 설명입니다.
이 활동가는 "자신을 학대했더라도 보호자를 따르고 꼬리를 흔들었을 순두부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오로지 보호자만 알고 보호자만 믿으며 살아왔던 순두부가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줄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입양문의: 동물자유연대 https://www.animals.or.kr/center/adopt/5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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