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행정대학원 분석 결과
전북 전주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재난기본소득이 위기가구와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전주시의 용역을 맡은 서울대 행정대학원(책임연구원 이석원 교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이 개인과 가구 수준에서 소득과 소비의 회복을 통한 경제적 어려움 극복에 도움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설문조사에서 '부족한 수입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8.3%가 '그렇다'고 답했다. '부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느냐'는 물음에 58.5%가, '생활수준 하락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는 89.7%가 각각 '그렇다'고 응답했다.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은 우울감이나 스트레스, 자살 충동 등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타격을 극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합한 비율이 재난기본소득 지급 이전 24.2%에서 지급 이후 14.8%로 9.4%포인트 줄었다. '재난기본소득이 우울감과 스트레스 극복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는 93.5%가 '그렇다'도 답했다.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은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역 음식업과 소매업 사업자 수 변화율은 올해 2~3월에 급감했다가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된 4월부터 증가추세로 바뀌었다. 3월에 급격히 증가한 실업급여 지급자와 지급액 변화율은 4~6월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의 '필요한 집단에 지원해야 한다'는 선별 지원 방식 설계가 바람직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사전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소득감소비율이 소득이 가장 낮은 집단보다 가구소득 200만~399만원, 개인소득 156만~255만원 집단에서 가장 높게 나왔기 때문에 '중위소득 100% 이하 경제활동인구'를 지원 대상으로 삼은 설계는 적절했다는 의미다.
또 슈퍼마켓, 식당, 병원, 의류, 주유소 등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이 큰 업종에 재난기본소득이 많이 사용된 것도 '필요한 곳에 잘 사용됐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전주시는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시민 4만여명에게 1인당 52만7,000원씩 재난기본소득으로 지급했다. 이 중 98.7%가 사용됐고 나머지는 환수됐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의 핵심은 '내가 힘들 때 누군가 나와 함께 하고 있다'는 사회적연대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코로나19와 같은 위기가 닥치더라도 '착한 임대운동', '재난기본소득', '해고 없는 도시'와 같은 단단한 사회적연대로 정면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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