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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대신 수해현장으로… '정치인의 추석' 바꾼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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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대신 수해현장으로… '정치인의 추석' 바꾼 코로나

입력
2020.09.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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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을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민생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낙연(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넥타이를 고르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전남 구례5일시장을 찾아 침수피해를 입은 상인들과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스1

추석 명절을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민생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낙연(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넥타이를 고르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전남 구례5일시장을 찾아 침수피해를 입은 상인들과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화재현장을 찾아 소방대원들과 코로나 주먹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화재현장을 찾아 소방대원들과 코로나 주먹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전남 구례군 종합사회복지센터에서 침수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전남 구례군 종합사회복지센터에서 침수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해마다 명절 연휴 전날이면 여야 정치인들로 북적이던 서울역이 올해는 썰렁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고향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뚜렷한 와중에 '우루루' 몰려가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 자체가 '민폐'라는 판단에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를 '추석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하고 국민들에게 ‘고향방문 자제'를 당부했다. 정치권도 ‘고향방문 자제’에 동참하는 의미로 서울역 등에서의 명절 분위기 뛰우기를 생략했다. 그 대신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재래시장 상인 또는 수해ㆍ태풍 피해 주민들을 찾아 나서거나 연휴 직후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과거 여야 정치인들은 귀성객이 몰리는 서울역, 용산역 등을 떼지어 찾아가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을 배웅했다. 어깨띠를 나란히 맨 채 플랫폼에 줄지어 서서 열차를 향해 손을 흔들고 허리를 숙였다. 흩어져 살던 가족이 모이는 명절 연휴는 밥상머리 정치 논쟁이 가장 활발한 기간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으로서는 이 '추석민심'을 잡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곤 했는데, 서울역 인사도 그 일환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 사태 속에 맞는 올 추석은 시민들이 고향을 찾지 못하듯, 정치권 또한 서울역 인사를 포기해야 했다.


지난 1월 23일 설 명절을 앞두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서울 용산역에서 귀향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3일 설 명절을 앞두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서울 용산역에서 귀향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월 23일 서울 중구의 서울역에서 설 명절을 앞두고 귀향하는 가족의 어린이와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월 23일 서울 중구의 서울역에서 설 명절을 앞두고 귀향하는 가족의 어린이와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역과 더불어 정치권의 명절 연휴 단골 방문지 중 하나인 군부대 역시 이번 추석에는 갈 수가 없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정당 대표들의 명절 군부대 나들이는 정치권의 오랜 관행이었다. 앞치마를 두른 정치인들은 고향에 가지 못하는 사병들에게 배식을 해주면서 ‘친숙한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내무반을 둘러보거나 철책 근무병을 격려하고, 마지막 순서인 단체 기념촬영와 '파이팅' 구호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군부대가 장병들의 휴가와 외출, 외박, 면회 등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만큼 외부인의 집단 방문은 불가능해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해 1월 30일 강원도 인제 육군 12사단을 방문해 군 장병들에게 배식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해 1월 30일 강원도 인제 육군 12사단을 방문해 군 장병들에게 배식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해 9월 10일 추석을 앞두고 육군25사단 신병훈련소를 방문해 훈련병들의 환호에 손으로 하트 모양을 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해 9월 10일 추석을 앞두고 육군25사단 신병훈련소를 방문해 훈련병들의 환호에 손으로 하트 모양을 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야 정치권은 수해 및 태풍 피해지역이나 코로나19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재래시장 등 민생 현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 지난 22일 화재가 발생한 동대문구 청과물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위로한 데 이어, 24일에는 용산 택배 집배신 현장을, 26일엔 태풍 피해를 입은 경북 울진을 방문해 주민들의 손을 잡았다.

이 대표는 또,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이른 아침 서울 성동구에서 환경미화원 지부장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겸한 간담회를 열어 이들을 격려한 후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대목이 사라진 추석 경기를 상인들로부터 전해 들었다. 같은 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외부일정을 잡지 않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했다.

28일 전남 구례 수해 복구 현장을 방문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29일은 현안기자회견 외 특별한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같은 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2일 화상으로 의원총회를 소집해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군 이탈 의혹과 관련한 서울 동부지검의 무혐의 처리'를 규탄하고 나섰다. 다른 여야 정치인들 대다수가 외부일정을 대폭 줄이고 다가오는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등의 정치 일정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화상 의원총회를 주재하며 모니터에 나타난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화상 의원총회를 주재하며 모니터에 나타난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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