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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쌩쌩' 지하차도에서 구조된 새끼 길고양이

입력
2020.10.04 13:00
수정
2020.10.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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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258> 5개월령 고양이 봉이


지하차도에서 구조된 후 가족을 기다리는 '봉이'. 카라 제공

지하차도에서 구조된 후 가족을 기다리는 '봉이'. 카라 제공

6월 15일 서울 구로구 개봉역 근처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민은 달리는 차 안에서 가만히 있는 노란색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시민은 안타까운 마음에 고양이에게 다가갔지만 겁이 났던 고양이는 작은 몸으로 자신을 지키겠다며 '하악질'(경고의 의미로 이빨을 드러내며 공기를 내뿜는 행위)을 해댔죠. 시민은 자칫 고양이가 차도에 뛰어들까 걱정이 되어 일단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다음날 같은 자리에 돌아가보니 고양이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자고 있었습니다.

시민은 우선 급한 대로 물그릇을 놓아줬는데요. 목이 탔는지 고양이는 도망가지 않고 물을 조금씩 마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구조를 위해 더 가까이 가려고 하자 이내 하악질을 하기 시작했고, 이대로 두면 고양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판단, 동물권 단체 카라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6월 서울 구로구 개봉역 근처 지하차도에서 발견 당시 봉이. 카라 제공

6월 서울 구로구 개봉역 근처 지하차도에서 발견 당시 봉이. 카라 제공

카라 활동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도 고양이는 그 자리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탈진과 고양이 감기인 '허피스'로 인한 결막염으로 눈 조차 뜨지 못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마쳤고 다시 방사하려고 했지만 사람을 잘 따르고 애교도 많아서 방사 대신 입양처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개봉역 근처에서 발견돼 '봉이'(5개월령ㆍ수컷)라는 이름도 지어주었지요.

사람도 잘 따르고 다른 고양이들과도 잘 지내는 봉이. 카라 제공

사람도 잘 따르고 다른 고양이들과도 잘 지내는 봉이. 카라 제공

봉이가 어떻게 차들만 다니는 지하차도 옆까지 올 수 있었을까요. 지하차도 건너편에 화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그곳에서 지내다 찻길을 건넌 것으로 활동가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갈 방법을 찾지는 못했던 것이죠. 봉이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준 건 지나치지 않고 구조에 나서 준 시민 덕분입니다.

처음에는 하악질을 하며 사람을 거부했던 봉이도 자신을 구조해 준 이들의 마음을 아는 걸까요. 활동가들을 향해 '골골송'(고양이가 낮게 반복적으로 그르렁 또는 가르릉 내는 소리)을 부르는 등 애교쟁이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또 아직 아기 고양이답게 장난감을 좋아하고, 다른 형, 누나 고양이들에게 의지하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장난감을 좋아하고 집사들에게 '골골송'을 부르는 애교쟁이 봉이. 카라 제공

장난감을 좋아하고 집사들에게 '골골송'을 부르는 애교쟁이 봉이. 카라 제공

카라 입양카페 아름품 관계자는 "구조 당시 깡 마르고 볼품 없던 외모도 이제는 윤기가 흐르는 털에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갖추면서 멋있어졌다"며 "다른 고양이들과 의지하며 지냈기 때문에 이미 고양이가 있는 가족의 막내로 들어가면 잘 지낼 것 같다"고 말합니다.

▶입양문의: https://www.ekara.org/kams/adopt/486

https://www.instagram.com/p/CDLUbMNHxmw/?igshid=y5a7p17hhw7d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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