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 1학기 중간고사 실태조사 결과
난이도 예년보다 낮았으나 하위권 절반 성적 떨어져
전국 시도교육청 중 교육격차 실태조사는 1곳만
중고등학교 교사 10명 중 7명은 원격수업으로 상위권 학생과 하위권 학생 간 학력격차가 더욱 심해졌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주류가 된 비대면 수업이 학생들간 학력격차를 키울 것이라는 교육현장의 우려가 현실로 확인된 셈이다. 보다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4일 부산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1학기 중간고사 실태분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앞서 6월 국어ㆍ영어ㆍ수학ㆍ사회ㆍ과학을 담당하는 중학교 교사 90명과 고등학교 교사 82명 등 총 17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교사 10명 중 7명(68.2%)은 원격수업 중심의 교육과정이 상ㆍ하위권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격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특히 10명 중 3명(29.4%)은 ‘(원격수업으로) 상ㆍ하위권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고 판단했다. ‘상ㆍ하위권 격차가 약간 좁혀졌다’고 응답한 교사는 전체 3.5%에 불과했다.
상위권 학생 학력의 경우 예년과 큰 차이가 없던 반면, 하위권 학생들의 성취도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교사들은 분석했다. 실제 상위권 학생에 대해 교사 과반(56.2%)은 ‘예년과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예년에 비해 성취수준이 약간 낮아졌다’는 응답(20.1%)과 ‘성취수준이 조금 높아졌다’는 응답(19.5%)은 비슷했다. ‘성취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는 응답(3%)도 있었다.
이에 반해 하위권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크게 떨어졌다. 교사 2명 중 1명(50.3%)은 하위권 학생들이 ‘예년에 비해 성취수준이 낮아졌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예년에 비해 성취수준이 많이 낮아졌다’는 응답은 11.8%에 달했다. 하위권 학생의 성취도가 ‘예년과 별 차이 없다’는 응답은 42%였다. 원격수업으로 하위권 학생들에 대한 학업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시험을 쉽게 출제했다는 점에서 상ㆍ하위 학생 간 학력격차 심화는 더욱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보통 시험 난이도가 높을 경우 학력격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하지만 부산지역 교사 10명 중 6명(60.6%)은 원격수업에서 등교수업으로 전환되자마자 1학기 중간고사를 실시한 만큼 시험 난이도를 예년보다 쉽게 출제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원격수업에 따른 학력 ‘부익부빈익빈’ 문제는 사회적 불평등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이에 따라 정확한 실태 파악을 바탕으로 격차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격수업 시행이 학력격차에 미친 영향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뤄진 것은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부산시교육청이 유일하다. 이은주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이 6개월 동안 진행되는 동안 교육격차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실태파악이 돼야 학력격차 심화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