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대리인, 라디오서 "책임자 처벌 이뤄져야"
"주변 증언 충분… 처벌, 검찰 의지와 노력에 달려"
고 김홍영 검사의 어머니 이기남씨가 2016년 7월 5일 서울지방변호사협회에서 열린 '김홍영 검사의 죽음에 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고(故) 김홍영 검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고발된 김대현 전 부장검사가 최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유족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족은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고 김홍영 변호사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최정규 변호사는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유족에게 (사과 의사를) 전달하니 감찰 때도 본인 책임을 부인했고, 해임 처분이 확정될 때까지도 책임을 부인했는데 이제와서 사과하는 게 과연 진정성 있겠냐고 했다"고 전했다.
최 변호사는 "유족이 지금 무슨 바람이 있겠냐"면서도 "유족은 김홍영 검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런 일이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않으려면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례를 치르는 과정 등에서 상사인 부장검사로서 유감을 표명하는 정도 수준이었지 본인의 어떤 폭행과 폭언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고 한다"며 "이 시점에서 사과를 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형사 책임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해석이 의견이 분분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저희는 사과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뒤늦게나마 검찰이 피의자 소환을 했으니 더 철저하게 책임자 기소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감찰에서 김홍영 검사의 동료 검사들과 직원들이 잘 증언을 해줬다"며 "증언을 바탕으로 해임처분이 이뤄졌고,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해임처분이 맞다고 확정됐기 때문에 증거가 부족해서 처벌이 안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검찰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소 여부 등을 논의할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16일 열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사건인데, 직장 내에서의 폭행과 폭언과 망신주기식 언사들이 용납될 순 없지 않느냐"며 "저는 시민들이 지혜를 모아서 저희가 원하는 의견을 내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검사는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대검 감찰 결과 김 전 검사의 직속 상관인 김 전 부장검사가 2년 동안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한 것으로 파악됐고, 법무부는 같은해 8월 김 전 부장검사를 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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