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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놓치고 문 대통령 '한 마디'에 시신 수색인력 3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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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골든타임 놓치고 문 대통령 '한 마디'에 시신 수색인력 3배로

입력
2020.10.08 01: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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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이 지난 3일 인천 연평도 서쪽~소청도 남쪽 해상에서 북측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의 시신 등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해양경찰이 지난 3일 인천 연평도 서쪽~소청도 남쪽 해상에서 북측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의 시신 등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9월 24일 오후 5시 15분'

북한군에 피격 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47)씨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첫 반응을 내놓은 시점이다. 그러자 해양경찰과 해군은 A씨 수색 작업 규모를 최대 3배까지 늘렸다. 하지만 A씨는 이미 이로부터 43시간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9시 40분 피격 당했다.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해경과 해군이 대통령 한마디에 수색 규모만 늘렸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A씨 피살 사건과 관련한 해경 '수색 일일 상황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A씨 실종 인지 시점과 문 대통령의 유감 표명 이후 해상 수색 동원 규모는 최대 3배까지 차이가 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안 의원은 A씨 실종 신고시점인 지난달 21일 낮 12시 51분 직후부터 문 대통령이 신속하게 보고 받아 대규모 수색 인력까지 동원했다면, 피살까지 당하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경 보고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실종 당일인 지난달 21일 오후 1시 50분부터 해경과 해군을 비롯한 유관기관들은 선박 14척과 항공기 2대를 동원해 A씨 수색에 나섰다. 우리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저녁 때까지만 해도 A씨는 해상을 떠다니며 생존해 있었다. 하지만 다음달인 지난달 22일, 수색 작업에 투입된 자원은 선박 13척과 항공기 2대로, 오히려 전날보다 선박 1척이 줄었다.

지난달 22일 오후 6시 36분, 문 대통령이 '북측이 실종자를 해상에서 발견했다'는 서면보고를 받았지만, 그때까지도 해경과 해군에서 투입한 수색 규모는 변하지 않았다. 결국 3시간 뒤인 오후 9시 40분 A씨는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다. 이후 지난달 23일 밤 언론 보도를 통해 A씨 피격 소식이 알려졌다. 당국이 24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A씨 사망을 확인하기까지 나흘 간 동원된 수색 규모는 평균 선박 16척, 항공기 2대였다.

수색 규모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문 대통령이 "정부 입장을 정리해 국민께 그대로 발표하라" 지시했던 지난달 24일 이후였다. 대통령 지시와 유감 표명이 이어지자, 군경은 이날 오후 5시 15분쯤 수색을 재개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4일까지 동원된 선박은 일 평균 35척, 항공기는 6대였다. A씨를 찾을 수 있었던 지난달 21일부터 나흘간과 비교해 최대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었다. 해경의 경우, 수색 초기 3~5척의 선박을 띄웠지만, 25일 이후 8~14척을 투입했다. 해군 역시 지난달 22일에는 선박 2척을 동원했지만, 지난달 28일에는 23척까지 늘렸다.

이에 대해 안병길 의원은 "대통령 보고가 신속히 진행되고, 구조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있었다면 사체수습보다 실종자 수색에 충분한 전력이 동원될 수 있었던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이번 사태는 해경의 책무 소홀과 대통령의 결단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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