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사과하며 "뮤직비디오 해당 장면 삭제"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 장면이 결국 삭제된다. 전날까지 "왜곡된 시선"이라 항변하던 것에서 완전히 입장을 바꾼 것이다.
블랙핑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7일 입장문을 내고 "블랙핑크의 '러브식걸스(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중 간호사 유니폼이 나오는 장면을 모두 삭제하고 빠른 시간 내로 영상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금도 특정 의도가 없었기에 오랜 시간 뮤직비디오를 준비하면서 이와 같은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던 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깨닫는 계기로 삼겠다"고 사과했다. 특히 간호사들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도 했다.
새 음반과 함께 지난 2일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 그룹 멤버 제니는 몸에 착 붙는 짧은 치마에다 붉은 하이힐을 신은 간호사로 나왔다. 이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공식적으로 논평을 내고 "현재 간호사 복장과 심하게 동떨어진,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했다"고 비판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의료 현장에서 고군분투중인 간호사들을 비하했다며 "YG측에 책임있는 대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YG 측은 "간호사와 환자가 나오는 장면은 '상사병에 걸리면 어떤 의사도 치료할 수 없다(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는 가사를 반영한 것"이라며 "특정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이 문제는 정치권으로도 옮겨붙었다. 이날 아침 여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소속사의 반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 악화되는 여론에 정치적 부담까지 지게 되자 YG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 뮤직비디오는 7일 기준 1억1,900만뷰 이상을 기록한 상태다.
YG가 사과하고 수정을 약속했지만, '우리는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YG측 대응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간호사를 성상품화했다가 논란에 휩싸인 사례가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가수 이효리는 2008년 3집 타이틀곡 ‘유고걸(U-Go-Girl)’의 뮤직비디오에 간호사 복장으로 등장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해당 부분을 삭제했다. 그 이전인 2004년에는 가수 박미경이 뮤직비디오 '핫 스터프(Hot stuff)'에서 간호사 복장을 하고 선정적인 장면을 연기한 것을 두고 대한간호협회와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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